몬테네그로 체포 1년9개월만에
코인거래소 ‘FTX창업자’ 수사 맡은
‘월가 저승사자’ 뉴욕남부지검 인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2022년 5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주도한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34·사진)에 대해 총 8건의 범죄 혐의를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
권 씨는 위조여권 소지 혐의로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지 약 1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31일 미국 연방수사국(FBI) 및 사법 당국 관계자들에게 인계됐다. 그를 기소한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사건 등 대형 경제·금융 범죄를 수사하는 곳이다. 대형 금융사들이 있는 뉴욕 맨해튼을 담당해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2023년 3월 권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사기·시세조종 공모, 상품 사기, 증권 사기, 정보통신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이 중 상품·증권·정보통신 사기에 대해선 시기를 각각 2019∼2022년, 2021∼2022년의 두 차례로 구분했다.
8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병과주의를 채택해 개별 범죄마다 형량을 매겨 합산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품 사기 혐의는 최대 10년의 징역형, 증권·정보통신 사기 혐의는 각각 최대 20년의 징역형, 사기 및 시세조종 공모 혐의는 각각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다만 실제 형량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 지난해 3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는 7개 혐의에 걸쳐 최대 1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선고된 형량은 징역 25년이었다.
한편 한국 법무부는 1일 “앞으로도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범죄인이 양국에서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는 한편 범죄인이 이 사건의 범행으로 얻은 범죄 수익 역시 철저히 환수하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씨는 테라와 루나 가격의 동반 폭락 위험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와 미국의 투자회사와 공모해 테라 시세를 조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후 한국과 미국은 모두 그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 권 씨 본인은 금융범죄 형량이 낮은 한국행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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