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상원인준, 공화 4명만 이탈해도 무산… 집단속 나선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일 03시 00분


공화당, 상원 100석중 53석 차지
헤그세스 성폭행 의혹 등 논란… 머스크-배넌 갈등도 내분 불씨
트럼프 “민주당 온갖 꼼수 쓸 것”… 취임 앞두고 공화당 단결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해 12월 3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일부 강경파가 민주당에 유화적이라고 비판하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팜비치=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해 12월 3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일부 강경파가 민주당에 유화적이라고 비판하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팜비치=AP 뉴시스
“민주당이 (주요 장관 지명자의 인준을 막기 위해) 온갖 꼼수를 시도할 것이다. 허용하면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루스소셜’에 공화당 소속 의원 및 공화당원의 단결을 촉구하는 글을 지난해 12월 31일 올렸다. 20일 취임식 직후부터 실시될 주요 각료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을 두고 공화당 내 이탈표를 방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3일 출범하는 제119대 의회에서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러 논란에 휩싸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 지명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등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일부 의원도 동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인준이 적지 않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의원 중 4명만 이탈해도 인준이 불가능하다.

● 트럼프-와일스, 이탈표 방지에 총력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민주당이 (장관) 후보자들의 인준 절차를 부적절하게 지연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를 운영해야 하고 민주당이 만들어낸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화당원이 현명하고 강인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 또한 최근 장관 지명자들에게 소셜미디어 사용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와일스 지명자는 “모든 지명자는 차기 백악관 법률고문의 사전 승인 없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인준을 앞두고 불필요한 구설수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트럼프 당선인과 와일스 지명자가 단결과 입단속을 촉구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인준이 쉽지 않은 장관 지명자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헤그세스 지명자는 2017년 여성 공화당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본인은 “합의했다”고 주장하나 해당 여성은 부인한다.

맥마흔 지명자는 남편 빈스와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운영할 때 WWE 고위 직원이 당시 10대 소년 5명을 성적으로 학대했음을 알았음에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5명은 최근 맥마흔 지명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케네디 지명자는 “백신이 소아 자폐를 유발한다” “공공 수도 속 불소가 암을 유발한다” 같은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개버드 지명자 또한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생화학 무기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친(親)러 행보를 보였다.

● 머스크 vs 배넌, 트럼프 측근 내홍도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측근, 공화당 내부 갈등도 심각하다. 트럼프 당선인의 ‘퍼스트 프렌드’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책사’로 꼽히는 극우 선동가 스티브 배넌은 이민 정책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배넌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리아, 수단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초강경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그는 미국이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하는 취업비자 ‘H1B’에도 부정적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H1B’에 찬성한 머스크를 거론하며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는 자신 같은 고숙련 고학력 이민자는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맞선다.

극우 성향이 강한 공화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3일 실시될 그의 하원의장 재선출 투표에도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31일 존슨 의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음에도 요지부동이다. 하원의장 선출에는 전체 435석 중 과반(218표 이상)이 필요하다. 공화당은 119대 하원에서 219석을 확보한 터라 여기에서 2표만 이탈해도 존슨 의장의 연임이 어려워진다.

#각료 상원인준#공화당#집단속#트럼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