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고 기사를 언론사에서 이미 퇴직하거나 이미 사망한 기자들이 작성한 경우도 있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언론사들은 관행상 전직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를 대비해 미리 부고 기사를 작성해 두는 데, 카터 전 대통령이 ‘미국 최장수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쓰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29일 보도한 카터 전 대통령 부고 기사에는 ‘로이 리드’기자가 현 백악관 담당 기자와 함께 작성자로 표기됐다. 리드는 조지아를 비롯해 미국 남부 지역을 담당했던 기자로 2017년 사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카터 전 대통령 부고 기사에도 지난해 2024년 사망한 에드워드 월시 기자의 이름이 올랐다. 월시는 카터 정부 당시 백악관 등을 취재했다고 WP는 전했다.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부고 기사의 작성자인 해럴드 잭슨 기자는 2021년 사망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화이트 가디언지 부고 편집 담당은 유명인사 70세가 되면 부고 기사를 고려한다”며 “생존 인물 부고 기사를 현재 2000여개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WP는 자사의 첫 공식 부고 편집자였던 JY 스미스의 경우 2006년 사망한 후에도 현재까지 약 12개의 부고 기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경우 현재 퇴직한 기자가 초안을 담당한 부고 기사를 내걸었다. 2008년 퇴직한 75세의 래리 아이첼은 1990년에 해당 기사 초안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WP에 전했다. 아이첼은 “당시 리처드 닉슨, 로널드 레이건, 지미 카터, 제럴드 포드 등 총 4명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부고 기사를 모두 작성해뒀다”고 밝혔다.
아이첼 기자의 딸은 현재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부편집장으로, 부고 기사가 발행되자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이 16년 만에 신문 1면에 나오게됐다고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서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별세한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국장 형식으로 9일 워싱턴 미 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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