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추도사, 대선에서 맞붙었던 포드의 아들이 낭독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일 16시 42분


1977년 1월 지미 카터 당시 신임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취임식에 참석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사진 출처: 포드재단 웹사이트
1977년 1월 지미 카터 당시 신임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취임식에 참석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사진 출처: 포드재단 웹사이트
지난해 12월 29일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1924~2024)의 장례식이 9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국장(國葬)으로 엄수된다. 카터 전 대통령의 전임자 겸 한때 정적(政敵)이었으나 퇴임 후 선거 개혁 등 여러 공익 활동을 함께 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1913~2006)의 아들 스티븐(69)이 이날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당적이 다른 두 전직 대통령과 부인, 그 후손의 대를 이은 우정은 최근 극심한 분열에 시달리는 미국 사회에서 당파를 초월한 관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2007년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 “우리를 묶어준 강렬한 우정은 우리가 누린 큰 축복”이라는 취지의 추도사를 읽었다. 포드 전 대통령 또한 생전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한 추도사를 미리 써놨지만 본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아들이 대신 읽게 됐다. 포드재단은 “국가를 치유하고 강화하기 위한 공통의 믿음과 비전을 통해 두 대통령의 우정이 더 깊어졌다”며 카터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스티븐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블랙호크다운’ 등 여러 영화에서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배우로서 대성하지는 못했다. 현재 포드재단 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온건한 공화당원으로 규정한다.

카터 전 대통령과 포드 전 대통령은 1976년 대선에서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로 맞붙었다. 승리한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 1월 취임식 때 “전임 대통령께 감사한다”며 대선 경쟁자를 치켜세웠다. 재임 중에도 포드 전 대통령과 자주 만나 조언을 구했다고 피플 등이 전했다.

퇴임 후 카터 전 대통령은 포드 전 대통령을 자신의 비영리재단 ‘카터센터’의 자문위원으로 초빙했다. 두 사람은 선거 개혁 등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했다. 카터센터 직원들은 포드 전 대통령을 사실상의 ‘명예 의장’으로 여겼다.

카터 전 대통령의 부인 로절린 여사, 포드 전 대통령의 부인 베티 여사도 돈독한 관계였다. 로절린 여사는 2011년 베티 여사의 장례식에서 “우리의 남편들은 백악관을 떠난 후 어떤 대통령들보다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고 말한다”며 “베티와 나도 비슷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추모했다.

#지미 카터#제럴드 포드#추도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