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올려… 北파병-尹계엄 등 원인
“트럼프 취임 후 방위비 추가 요구
한국 핵무장론 키워 北 자극 우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제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이 1일 발표한 ‘2025년 주목해야 할 10대 분쟁 지역’에 ‘한반도’를 포함시켰다. ICG는 “많은 것이 유동적인 가운데 한반도는 긴장감이 감도는 2025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CG가 한반도를 주요 분쟁 지역으로 선정한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ICG는 지난해 북한이 한국을 ‘주적’으로 규정하며 한반도 긴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평화·통일 정책의 포기,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도 한반도 긴장감을 끌어올렸다고 봤다. ICG는 러시아 전투기와 미사일 기술이 북한에 넘어갈 가능성을 짚으며 “북한이 미국과 아시아의 방어망을 뚫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긴장 국면에서 남북 상호 연락선이 없다는 점도 짚었다. ICG는 “양국 소통을 포함한 모든 관계 단절은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선택지를 거의 없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커지는 점도 세계적 분쟁 지역에 넣은 배경으로 언급했다. 또한 동맹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미국 외교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ICG는 트럼프가 취임하면 방위비 추가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는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론’을 촉진할 수 있고, 미국의 모호한 방위 공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작지만, 오판으로 어떤 형태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내다봤다.
ICG는 매년 연말 또는 연초 주목할 10대 분쟁지를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는 한반도 외에도 지난해 목록에 없던 △시리아 △이란 대 미국·이스라엘 △미국―멕시코 등 3곳을 새로 추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반’으로 확장돼 ‘전선’이 넓어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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