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보다 생활고 겪는 개인 상대
현지인 포섭해 ‘외톨이 늑대’ 테러
美 뉴올리언스 테러도 IS추종자 결론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본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사실상 와해됐지만, 온라인 점조직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자발적 테러범’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텔레그램과 온라인 동영상 공유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고, 정치·경제 여건에 대한 불만이 많은 이른바 ‘외톨이 늑대’들에 의한 테러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최근 IS 추종자를 자처한 ‘외톨이 늑대’들에 의한 테러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해 첫날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번화가에서 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차량 테러 역시 미국인 IS 추종자가 벌인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난 가운데 수사 당국은 용의자가 어떤 경로로 IS를 접촉했는지 조사 중이다. 용의자는 테러 전 IS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메시지를 동영상으로 남겼다.
WP는 IS와 뚜렷한 접점이 없었던 미국인이 IS를 추종하며 뉴올리언스 테러에 나섰다는 점에서 지난해 8월 미국 유명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장을 겨냥한 테러 모의와 유사하다고 봤다. 당시 공연장 폭탄 테러를 준비하던 오스트리아 국적의 베란 알리지(19)는 생활고 등으로 우울증을 앓았고, 온라인 중독 증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연장 테러 모의 용의자는 온라인을 통해 IS 영상을 접한 뒤 이들을 추종하기 시작했다. 이후 텔레그램 등을 통해 IS 조직원과 접촉하기도 했다. 또 IS 관계자가 용의자에게 충성 맹세를 동영상으로 보내 줄 것을 요구하며 사린 가스를 주고받는 방법 등을 논의하다가 적발됐다. IS는 주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테러 행위를 담은 영상을 다크웹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IS는 최근 종교적 이념에 동조할 것을 요구하기보다 생활고 등을 겪는 개인을 상대로 세상에 대한 복수심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증오심에 찬 개인이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를 유도하는 메시지에 쉽게 넘어갈 수 있어서다. IS는 지난해 1월 성명을 통해 “군대보다 시민을, 다른 것보다 회당과 교회 같은 종교적 목표물을 먼저 공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뉴올리언스 차량 테러 용의자 샴수드딘 자바르(42) 역시 사업 실패와 두 차례에 걸친 이혼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당시 픽업트럭에 IS 깃발을 달고 돌진했다.
IS는 한때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의 3분의 1을 차지했으나 2019년 미군 등에 의해 패퇴하며 본거지에서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과도정부가 들어서는 혼란기를 겪고 있어 IS 잔존 세력이 다시 발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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