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재개된 이래 사흘만에 가자 지구 공습으로 약 200여 명이 숨졌다. 양측이 공습과 인질 교환을 협상 카드로 적극 활용하다 보니, 휴전을 앞두고 대립이 격화되고 사상자도 늘어나는 역설이 드러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와 하마스 측 등은 이스라엘 측과 휴전 협상이 재개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총 184명이 숨졌다. 중동권 매체 알자지라는 현지 취재 보도를 통해 같은 기간 팔레스타인인이 200명 넘게 숨졌다며 피해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크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공습은 시장과 대피소 등에서도 이뤄졌다. 해당 매체는 현지 사상자 대부분은 어린이와 여성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이스라엘군 측은 주말 기간중 가자지구 내 하마스 본부원들 약 수십 명 제거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말 공습은 중부와 알부레지 난민촌과 북부 자발리야에 집중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3일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음에도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이번 휴전 협상은 카타르, 이집트, 미국의 중재 하에 카타르 도하에서 간접 협상의 방식으로 재개됐다. 그러나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번 협상에서 이스라엘 측에 영구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인질 석방 합의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을 철수하고 안전 보장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이에 응할 경우, 인질 교환 협상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34명을 우선 석방할 방침이다.
하마스 관계자는 로이터에 “석방 대상엔 여성, 어린이, 노인, 환자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망자 시신까지 포함해 반환 인질 숫자를 채울지 여부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반면 이스라엘은 생존 인질부터 석방할 것을 요구해왔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통해 하마스 통치를 종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하다스는 5일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 지도부가 통치권을 포기해야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통치 중립기구 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자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마스 측은 공습부터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인질 상태 확인에 일주일 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질이 가자지구 내 여러 지역에 산개돼 있어 바로 석방 대상자 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로부터 석방 대상자에 대한 명단을 받지 못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석방자 명단을 제출했다는 입장에 대해 심리전으로 일축한 것이다.
가자지구 전쟁은 2023년 10월에 시작됐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251명을 납치한 뒤 이스라엘군이 이에 대응했고, 이후 가자지구 내 폭격이 이어지며 양측 민간인 피해자가 늘어왔다.
이스라엘 측은 현재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인질은 96명이며, 이중 62명이 생존자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023년 10월 이래 현재까지 최소 4만5805명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10만9064명 다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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