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가 다가오면서 빅테크 거물들이 앞다퉈 트럼프 당선인에게 거금을 기부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껄끄러운 관계였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배급하기로 해 이목이 집중됐다.
CNN 등 외신은 베이조스의 아마존이 멜라니아 여사의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직접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편집권을 전적으로 가지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다큐멘터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한달 뒤인 지난해 12월 촬영을 시작했고, 2025년 중순 쯤 공개될 예정이다. 아마존 측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고객과 이 독특한 스토리를 공유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릴 만큼 사생활을 중시해온 멜라니아 여사가 다큐멘터리 출연을 결심한 것도 화제이지만, 제작·배급권을 아마존에서 차지했다는 것이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 당선인과 공개적으로 불화를 겪어왔기 때문. 그러나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베이조스는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 편집위원회가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막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마러라고 자택으로 날아가 만찬하는가 하면,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취임식을 아마존에서 스트리밍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AP통신은 “화해무드를 걷고 있는 베이조스와 트럼프 사이에 다큐멘터리라는 가장 최근의 연결점이 하나 더 생겼다”고 평가했다.
베이조스 외에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트럼프 당선인에게 부정적이었던 빅테크 거물들이 줄줄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100만 달러씩 기부했다. 4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의 퓰리처상 수상 만평 작가 앤 텔네이스는 이 같은 상황을 풍자하기 위해 베이조스, 저커버그, 올트먼 등이 돈다발을 들고 트럼프 당선인 동상 앞에 무릎 꿇은 만평을 그렸다가 게재가 보류된 데에 반발하며 사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