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8도-저산소증 맞서며 400여명 구조…中티베트 지진 이틀째 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8일 14시 46분


AP
규모 7.1의 지진이 7일 발생한 중국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르카쩌시에서는 이튿날인 8일 생존자 수색과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만 명이 넘는 구조 인력들은 영하의 강추위와 저산소증 등 악조건 속에서도 400명이 넘는 주민들을 구출했다.

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사망자는 126명, 부상자는 188명으로 전날 밤 상황과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3000개가 넘는 가옥이 붕괴된 가운데 건물 잔해에 깔린 채 아직 구조 전인 주민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저체온증 등으로 생존이 힘든 만큼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시짱자치구 비상지휘부는 지진 응급대응 경보를 2급에서 1급으로 격상하고 구조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소방대와 경찰, 군인 등 1만4600여 명이 투입됐고, 407명이 구조됐다. 밤새 이뤄진 복구 작업으로 지진으로 손상된 도로 구간이 대부분 정상화 됐고, 딩르현을 지나는 열차 운행도 일부 재개됐다. 피해가 컸던 진잉지 인근 3개 향의 통신과 전력도 모두 복구됐다.

다만 평균 4400m 높이의 고산지대의 강추위가 구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졌고, 이번 주 내내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 안팎으로 예보됐다. 건물 잔해에 깔린 채 구조를 기다리는 주민들은 저체온증이 우려되며, 구조 인력 또한 저산소증과 고산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은 재난민은 4만6500명을 넘어섰다. 당국은 이들을 위해 피해 현장 인근에 총 187개의 피난지를 조성하고 3705개 텐트를 설치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서는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에게 담요와 따뜻한 음식을 나눠주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도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사고 현지에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은 가옥들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피해 지역에 있는 티베트 전통 가옥은 돌과 흙으로 지은 1, 2층짜리 형태다. 철근과 콘크리트로 지어진 집에 비해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지진이 이른 아침 시간에 발생해 집에 머물고 있던 주민들이 많았다.

이번 사고에 대한 지원과 애도의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수십 개의 생산기지를 운영하는 대만의 폭스콘은 지진 피해자 구조 및 향후 재건을 위해 2000만 위안(4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7일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에게 애도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도 SNS를 통해 “대만의 마음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분들과 함께 한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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