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英-獨 이어 스페인 내정간섭 논란… 트럼프 “잘하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9일 03시 00분


“스페인 성범죄 대부분 외국인” 기사
SNS 올리며 이민자 위험성 부각… 스페인 “정치 중립 유지하라” 반발
한국 저출산-尹탄핵에도 잇단 글… 트럼프는 “머스크 똑똑한 친구” 두둔

스페인, 영국, 독일 등에서 내정간섭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퍼스트 버디(1호 친구)’로도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과 영국에 이어 스페인에서도 내정간섭 논란을 일으켰다. 각국 주요 극우 정치인과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해 온 머스크는 ‘X’에 “스페인 성범죄 수감자의 대부분은 외국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스페인 정부는 7일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같은 날 트럼프 당선인은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유럽 각국에 대한 머스크의 정치 간섭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가 아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똑똑한 친구”라고 두둔했다.

머스크는 독일 현지 시간 9일 오후 7시(한국 시간 10일 오전 3시)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 대표와 X에서 생중계 대담을 갖기로 했다. 바이델 대표는 머스크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불같은 사랑을 지닌 천재 기업가”라고 치켜세웠다.

● 머스크, 英-獨 이어 스페인도 간섭

머스크는 5일 X에 스페인 2대 도시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카탈루냐 지역에서 성범죄로 수감된 범죄자의 91.67%가 외국인이라는 현지 매체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 밑에 “와우”라는 댓글도 달았다. ‘이민자가 강력 범죄를 저지른다’는 주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틀 뒤 스페인 정부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절대적인 중립을 유지하고 (다른 국가의 정치 문제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머스크와 바이델 대표의 대담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AfD는 유럽연합(EU) 탈퇴, 유로화 폐기 및 마르크화 재도입 등을 주창하는 강경 극우 성향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 현지 언론 기고를 통해 “AfD는 독일의 유일한 희망”이라며 노골적 지지를 표했다. 다음 달 23일 총선을 앞두고 AfD의 지지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가 9일 대담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6일 여론조사에서 AfD의 지지율은 18.9%로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32.4%)에 이은 2위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AfD가 향후 연정 구성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델 대표 또한 미국 보수 매체 ‘아메리칸 컨서버티브’ 인터뷰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와 집권 사회민주당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숄츠 총리와 사민당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의식해 맹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8일에도 X에 미성년자 학대 혐의로 수감됐던 영국 갱단의 절반이 이미 풀려났다는 데일리메일 기사를 공유하며 “영국의 사법 체계가 붕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2일부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갱단 범죄를 은폐했고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 또한 낮다며 스타머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발언 또한 그 연장선상이다.

● 韓 저출산-尹 탄핵도 관심

최근 머스크는 한국에도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6일 X에 한국의 저출산 자료를 공유하며 “끝났다. 인구 붕괴”라고 썼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막기 위해 그의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광란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트럼프#머스크#내정간섭 논란#광란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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