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김정은 명령, 목숨 바쳐 관철’ 사상교육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4일 15시 45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생포된 북한군 2명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11일(현지 시간) 공식 SNS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군과 북한군의 러시아 군인신분증 표지(붉은 종이수첩). 2025.01.12.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공식 SNS 제공
러시아 남서부 격전지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북한군들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투 명령을 목숨 바쳐 관철시켜야 한다’는 사상교육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부 문서가 발견됐다. 북한군들이 생포되지 않도록 자폭이나 자결을 강요받고 있는 정황들도 나오고 있어 이들이 강력한 사상교육으로 전투에서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 소속 북한 전문 매체 ‘NK인사이더’를 인용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이성민 휴먼라이츠재단 한국 담당 국장은 이날 RFA와의 통화에서 이 문서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전투 중 사망한 북한군의 소지품에서 확보된 것이라고 밝혔다.

RFA에 따르면 북한군 ‘94여단 전투 경험과 교훈’이란 제목의 문서에는 “모든 전투원들은 사상과 신념의 강자, 높은 전투정신으로 준비시킨다면 현대적인 무장장비를 갖춘 적들도 정치사상적 우세, 전법적 우세로 능히 타승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적혔다. 북한 병사들이 전선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등 낯선 군사장비에 맞서 저돌적으로 진군하도록 사상 교육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서에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전투명령을 목숨 바쳐 관철해야 한다는 높은 정신력과 전투정신, 자기 휘생(희생) 정신을 발휘하면서 병호(호랑이)와 같이 전장을 달려 최신무기로 장비한 적들을 전을 케(후퇴시키)하고, 쁠레호보(쿠르스크 내 플레호보)지역을 해방하였다”고도 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는 “북한군 17명을 사살했고 1명은 수류탄으로 자폭했다”며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한 군인이 수류탄으로 자폭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북한군들이 희생해야 한다는 세뇌를 받으며 생포 대신 자폭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FA는 또 ‘진행할 사업순차’란 또 다른 문서에는 “전투 중 부상자는 자체적으로 처리하며, 가능한 한 방조하지 않고 은폐시키라”는 지침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북한군의 사상자를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소각하고 있다며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북한군의 파병에 힘입은 러시아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의 군사 지원을 계속 타진 중이다. 그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해 서방 군대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논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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