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일으킨 中 AI ‘딥시크’, “시진핑은 누구?” 질문에 ‘입 꾹’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9일 12시 04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딥시크 R1을 공개하면서 엔비디아 등 미 기술주 주가가 한때 폭락했다. 반도체 규제로 미국의 고성능 칩을 수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저성능·저가형 반도체로 뛰어난 성능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 기술 산업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하면서 검열 의혹과 함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딥시크 창업자는 ‘40세 중국 토종파’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설립됐다. AI산업에 돌풍을 일으킨 딥시크 창업자는 량원펑(40). 1985년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 내 공학 분야 명문대인 저장대학교에서 정보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같은 대학에서 정보커뮤니케이션공학으로 석사까지 취득했다. 해외 유학 등의 경험은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가 최근 리창 국무원 총리 주재의 ‘정부업부 보고회’에 참석했다. (CCTV 갈무리)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가 최근 리창 국무원 총리 주재의 ‘정부업부 보고회’에 참석했다. (CCTV 갈무리)

대학을 졸업한 량원펑은 친구 2명과 함께 딥시크의 모회사가 되는 ‘하이플라이어(High Flyer)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하이플라이어가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2019년에는 운용자산이 100억 위안(약 1조99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를 통해 자금을 끌어모은 량원펑은 소규모 AI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하다 딥시크를 창업한 것이다.

량원펑은 하이플라이어 운영 당시부터 AI모델 구축에 관심을 쏟았다. 그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AI칩 규제를 부과하기 전부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기 시작해 1만 개 이상을 확보했고,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때 사모은 GPU가 딥시크의 AI모델 개발의 밑거름이 된 것.

량원펑은 최근 현지 언론에 “엔비디아의 독주는 단순히 한 회사가 노력한 결과물이 아닌 전체 서방국의 기술 커뮤니티와 산업의 공동 노력에 따른 결과로 중국의 AI 발전 역시 이같은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개발과 이를 모방하는 관계가 변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영원히 추종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성비甲’ 딥시크 등장에 급락→반등 엔비디아

딥시크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558만 달러(약 78억8000만 원)로 알려졌다. 이는 메타의 ‘라마(Llama) 3’ 모델 훈련에 투입된 비용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개발자도 챗GPT는 1200여 명이 투입된 데 비해 딥시크는 180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딥시크가 사용한 H800은 고성능 칩인 H100의 하위 버전이다. 딥시크는 저성능 칩과 저예산으로 챗GPT와 맞먹는 성능을 냈다는 점에서 AI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7일 X(엑스·옛 트위터)에 딥시크의 R1 모델에 대해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 아주 고무적”이라면서도 “우리가 훨씬 뛰어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엔비디아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딥시크 등장에 급락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28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10.57달러(8.93%) 오른 128.99달러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1558억 달러로, 3조 달러대를 회복했다. 전날 시가총액 약 6000억 달러가 증발한 지 하루 만이다. 이는 미국 AI도 발전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과 딥시크의 검열 의혹 등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딥시크에 직접 ‘시진핑’ ‘천안문 사태’ 물어봤다

외신에선 딥시크가 중국 관련 내용을 실시간으로 검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딥시크가 답변을 하던 중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썼다가 한꺼번에 삭제해버리고 ‘답변 불가’라는 메시지를 내놨다는 것이다. 이에 기자도 직접 딥시크에게 관련 질문을 던졌다.

딥시크에게 민감한 질문을 해본 결과.
딥시크에게 민감한 질문을 해본 결과.

첫 질문은 한국어로 딥시크 창업자가 누구인지, 서울 도로교통 상황은 어떠한지를 물었다. 딥시크는 설명과 함께 추가적인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어로 ‘날씨’에 대한 가벼운 질문을 해봤다. 중국 기상 정보가 담긴 웹주소를 알려주며 확인하라는 답변을 전달받았다. 그리고는 민감한 질문을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은 어떠한 사람이야?”라는 물음에 “안녕, 이 질문은 답변할 수 없어. 우리 화제를 바꿔서 대화하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곰돌이푸 귀엽지?”라는 질문엔 동의하면서도 “시 주석과 닮았나”라는 말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푸’는 시 주석을 풍자하는 소재로 사용돼 왔다. 딥시크는 ‘중국 주석이 누구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사실상 ‘시진핑’이라는 단어가 검열을 받는 듯 했다. ‘천안문 사태’에 대해서도 답하다가 돌연 모든 문장을 삭제한 뒤 답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한국어로 천안문 사태에 대해 물어보자 “중국 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군대를 동원해 진압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검열 의혹을 제기하며 “딥시크가 중국의 선전 도구가 되려면 용납 가능한 말과 불가능한 말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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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추천 많은 댓글

  • 2025-01-29 13:46:52

    씹ㅈ진핑은 독재자 ㅋㅋㅋㅋ

  • 2025-01-29 13:40:16

    DeepSeek ..키보드입력리듬까지 깡그리 수집해서...중국서버에 저장한다...빨갱이 유전자가 따로 있나보다.

  • 2025-01-29 13:38:38

    짱개들의 술수에 넘어가면 바보!!! 시진핑이 안면인식기술로 수 억명의 중국인을 통제하며 독재하고 있다. 이젠 DeepSeek를 통해 전세계의 정보를 빼돌려 전세계를 통제하며 독재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그래서 중국어가 아닌 언어로 검색하면 마치 공정한 듯한 결과물로 낚시질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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