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여객기-軍헬기 추락사고 생존자 없는듯”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30일 17시 21분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소형 여객기가 군용 헬기가 충돌해 추락한 가운데 소방당국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 = AP 뉴시스
미국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미 동부 시간 29일 오후 8시 47분(한국 시간 30일 오전 10시 47분)경 64명을 태운 아메리칸항공의 국내선 여객기와 3명의 군인이 탑승한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했다. 여객기와 헬기 모두 포토맥강으로 추락했으며 워싱턴 소방당국은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되며 30일 오전 7시30분 기준 28구(여객기 탑승자 27구, 헬기 탑승자 1구)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은 백악관에서 불과 4.8km 떨어져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중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공항 인근 약 120m 고도에서 시속 225km로 공항에 착륙하려고 진입하던 중 헬기와 충돌했다. 사고 직후 구조대가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겨울이라 수온이 낮고 물속 시야 확보가 어려줘 구조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여객기는 공항으로 향하는 완벽하고 규칙적인 경로에 있었다”며 “헬기는 오랫동안 비행기를 향해 직진했다. 맑은 밤이고 비행기 불빛이 있었는데 왜 헬기는 방향을 바꾸지 않았을까”라며 사고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숀 더피 교통장관은 30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여객기와 헬기가 모두 ‘표준 비행 패턴’을 취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FBI) 또한 “테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여객기 피하라”헬기와 교신 13초후 ‘쾅’… 백악관과 단 5km 거리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소형 여객기가 군용 헬기가 충돌해 추락한 가운데 소방당국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 = AP 뉴시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감시가 이뤄지고 통제되는 영공에서 발생한 사고다.”

29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불과 4.8km 떨어진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아메리칸 항공의 소형 여객기 ‘5342편’과 미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여객기와 헬기 모두 인근 포토맥강으로 추락해 두 비행기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두고 AP통신 등이 이같이 평가했다.

이 공항은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와도 길 하나를 두고 붙어 있어 경계가 삼엄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곳에서 정상 경로로 운행하던 여객기와 훈련 중이던 군용 헬기가 왜 충돌 후 추락했는지 짐작하기 힘들다는 의미에서다.

사고 여객기에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육군 헬기에 군인 3명 등 총 6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워싱턴 소방당국 관계자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NBC 방송 또한 같은 날 오전 6시 30분 기준 30구 이상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운영을 중단됐던 로널드 레이건 공항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워싱턴 당국 또한 더 이상의 구조를 중단하고 사고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 정상 교신 13초 뒤 돌연 사고

출처: 프레드릭레디 엑스(X)
출처: 프레드릭레디 엑스(X)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여객기는 산산조각 났고, 군용헬기는 뒤집힌 채로 강에서 발견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두 비행기의 충돌로 큰 섬광이 일어나는 모습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착륙에 앞서 공항 관제사는 사고 여객기 및 군용 헬기 모두와 정상적으로 교신했다. 여객기 측엔 비교적 거리가 짧은 33번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후 정상적으로 착륙 절차가 진행됐다.

이후 관제사는 군용 헬기 조종사에게 여객기가 보이는지 묻고 착륙하려는 여객기 뒤편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군용 헬기 조종사는 “항공기가 시야에 들어왔다”며 관제탑에 비행편 간 거리 유지를 요청한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해당 교신 후 13초 뒤 여객기와 헬기가 충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사고’라며 여객기와 헬기가 왜 충돌했는지 모르겠다고 사고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숀 더피 교통장관은 두 비행기 모두 정상 경로를 운행했다고 밝혔고 테러 가능성도 희박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당시 일시적으로 시속 40km의 돌풍이 발생한다는 경보가 내려졌다며 기상 악화를 원인으로 추정한다. 다만 이날 영공 가시거리가 16km에 달할 정도로 시야가 좋았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시내 조명 등이 비행기 운행에 방해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 또한 제기된다.

● 사고 여객기에 유명 러시아 피겨 선수 출신 탑승

두 비행기의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를 두고 CNN은 국립기상청을 인용해 “당시 포토맥강의 수온은 1.7도 수준에 불과했다”며 “순식간에 저체온증을 겪을 수 있고, 15~30분 안에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수온에서 생존 가능 시간은 길어야 90이다.

로이터통신은 여객기에 유명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캔자스주에서 열린 피겨 선수권 대회 일정에 맞춰 열린 청소년 스케이터를 위한 캠프에 참가한 뒤 돌아오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사고 피해자 중 청소년이 많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특히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피겨 선수로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예브게니아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가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부부는 미국에서 피겨 코치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포토맥 강변에서는 시민들이 대거 나와 구조 상황을 지켜봤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항공기 잔해가 강물 위에 떠다니고, 항공기 연료 냄새를 강둑에서도 맡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시민 아바디 이스마일 씨(38)는 CNN에 “예전에 들어 본 적 없는 특이한 충돌음이 두 차례 들렸다. 전쟁터에서 나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미국#여객기 사고#군용 헬기#교신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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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5-01-30 18:23:48

    귀신은 뭐하노 재명이 좀 델꼬 가지.

  • 2025-01-30 17:54:36

    여기나 거기나 ...." 죽은 사람들만 딱하다.

  • 2025-01-30 18:29:13

    우리나라 사고소식 들었으면 조심좀 하지 이 헬기든 저 비행기든 비행기 뜨는곳에 불빛이 더 필요한거 같아 그래야 어느정도 뜨고 내리는거 보구 조심하지. 생명은 다 소중한건데~ 헬기든 비행기든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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