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 리빗
“트럼프에 대한 거짓말 퍼뜨려”
뉴미디어에 브리핑실 개방 밝혀
관례 깨고 온라인매체에 첫 질문권… 두꺼운 서류철 없이 막힘없는 답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백악관 대변인으로 28일 첫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캐럴라인 리빗 대변인.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역사상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인 캐럴라인 리빗(28)이 첫 언론 브리핑을 갖고 ‘데뷔전’을 치렀다. 리빗 대변인은 팟캐스터, 독립 언론인,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등 뉴미디어 매체들에 백악관 브리핑실을 개방하겠다고 밝혀 기성 언론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는 28일 백악관 브리핑실에 들어와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왔다. 미국의 황금시대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하며 첫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날 강렬한 자주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그에게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손에 백악관 대변인의 ‘필수품’인 두꺼운 서류철이 들려져 있지 않았다는 것. 백악관 브리핑실은 대변인과 기자들 사이에 다양한 질의응답이 벌어지는 ‘전쟁터’다. 그동안 백악관 대변인들은 수십 분간 쏟아지는 다양한 주제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통상 많은 자료가 담긴 두꺼운 서류철을 들고 다녔다.
그러나 리빗 대변인은 A4 용지 몇 장만 들고 단출하게 브리핑실에 들어섰다. 약 46분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리빗 대변인은 비교적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폭스뉴스는 “리빗이 단순히 정돈된 답변을 읽기만 하는 대변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도 이날 리빗 대변인의 첫 브리핑에 대해 “매우 능숙하고 호전적이며, 그녀의 상사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맹렬히 충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리빗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많은 기존 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 대해 거짓말을 퍼뜨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백악관은 (언론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강력하게 믿고 있다. 역사상 가장 어린 대변인으로서 브리핑실을 뉴미디어와 이 방에서 기자석을 확보하지 못한 매체에도 개방한다”고 밝혔다. 브리핑실에는 뉴미디어를 위한 전용 좌석도 설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AP통신으로부터 첫 질문을 받는 백악관 기자실의 전통을 깨고 온라인 매체인 액시오스와 브레이트바트 소속 기자에게 첫 질문권을 줬다. 브리핑이 끝난 뒤 백악관에는 신규 출입기자 등록 신청이 7000건 이상 접수됐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출입 자격이 취소됐던 언론인 440명의 출입 자격도 복원될 예정이다.
리빗 대변인은 1997년생으로, 역대 가장 어린 백악관 대변인이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변인실 대변인보로 근무했고, 지난해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 ‘MAGA’의 대변인을 맡았다. 리빗은 선거 운동 기간에 임신한 상태였고, 아이를 낳은 뒤 3일째 되는 날 트럼프 대통령이 암살 시도를 당하자 다음 날 바로 캠프로 복귀하는 충성심을 보여줬다. 2022년 뉴햄프셔주 하원의원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운동에서 “2020년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빼앗겼다”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옹호하며 공화당 내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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