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내 220만 팔레스타인인들의 강제 이주 구상 관련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아랍권 국가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범 아랍권 방송사인 알지지라는 5일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충격적인 발표”라고 했다. 이어 “하마스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가자를 떠나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점령군이 대량 학살과 이주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는 대신 처벌이 아닌 보상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한 트럼프의 발언을 거부하며, 그의 발언은 이 지역에 혼란과 긴장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도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에 대한 요구는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는 동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우디 외무부가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 왕국은 이스라엘의 정착 정책, 팔레스타인 땅 합병 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그들의 땅에서 쫓아 내려는 노력 등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거부한다는 이전에 발표했던 내용을 강조한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방 강대국들이 지역 주민들의 자치권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지도를 다시 그리고 주민들을 이주시킨 시대를 연상시킨다면서 “지정학적 판도라의 상자를 사실상 다시 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랍 국가들의 맹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미국을 중동 지역 분쟁에 더 깊이 끌어들일 방안이라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의회의 유일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라시다 틀라이브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과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 제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인종 청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틀라이브 의원은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지난해 미 대선에서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지지를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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