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서 부정부패가 관행이 되다시피 한 데는 교육계와 종교계의 잘못도 있다고 본다. 교육계는 부정부패를 바라보는 올바른 인식 교육에 소홀했고, 종교계 역시 이를 바로잡는 역할이 미흡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교육계와 종교계가 비리의 한 축으로 전락하면서 부정부패에 둔감한 …
300명이 넘는 사망자 및 실종자가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의 배경에는 이른바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가 있었다. 해수부 관료와 해운업계의 고질적인 유착 관계는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이어졌고 결국 대형 참사의 단초가 됐다. 해수부뿐 아니라 정부 부처 퇴직 관료들은 산하 기관, 유관…
혈연 지연 학연을 앞세운 불법 로비는 은밀하면서도 끈질기다. 평범한 갑들은 거절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중앙부처 고위간부를 지내고 퇴직한 A 씨. 그는 한 지방자치단체 부시장 재직 때 황당한 경험을 했다. 승진 발령이 난 부하 직원 한 명이 어느 날 “고맙다”며 금거북이를 내밀었…
서울에서 20년 넘게 유흥주점을 운영했던 서상욱(가명·52) 씨. 서 씨가 운영했던 업소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 룸살롱이다. 하루 일하는 여종업원만 300명에 이르고 하루 손님은 800명 안팎인 대형 업소들이다. 매년 추석이 다가오면 서 씨의 수첩은 수많은 약속으로 빼곡히…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대혁신 대상 0순위로 지적된 한국사회의 병폐는 단연 ‘관피아’(관료+마피아·민관유착 비리) 문제였다. ‘법피아’(법조인+마피아)는 관피아의 원조이자 아직도 가장 뿌리 깊게 남아있는 관행이다. 관피아 수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검찰 내부에서도 “사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아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안’은 올해 들어 국회에서 3건이나 발의됐다. 그러나 모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로스쿨에 대한 회의론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음에도 국회가 문제점을…
전관예우나 고액의 변호사 수임료가 문제가 될 때마다 늘 “제도를 바꾸자”는 구호가 등장했다. 그러나 변한 건 없고, 법조계의 오랜 관행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바뀌지 않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동안 사법개혁 과제를 담당해 봤던 전문가들은 대부분 “법원, 검찰 등 …
대학생 A 씨(24)는 4월경 자전거를 타다 자동차와 충돌해 손가락이 절단됐다. 그러나 보험사가 손해보상금을 터무니없이 적게 주겠다고 했다. A 씨는 소송을 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지만 걱정이 앞섰다. 변호사 선임 비용과 소송 방법 등의 법률지식은 물론이고 법조계 네트워크가 …
지난해 지방의 A지검에서 근무하다 올해 초 퇴임한 B 전 검사는 마지막 근무지 대신 한 광역자치단체의 C지검 앞에서 법률사무소를 개업했다. 변호사법상 수임을 제한하는 일명 ‘전관예우 금지법’ 때문에 직전에 근무했던 A지검 사건은 직접 수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규정상 퇴임 전 1년간…
재정은 ‘1할 자치’, 업무는 ‘2할 자치’. 올해 성년(20년)을 맞은 민선(民選) 지방자치가 돈도, 권한도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자조 섞인 말이다. 살림을 잘해 보고 싶어도 곳간은 텅 비었고, 재량껏 사람을 뽑을 수도 없다. 더구나 국가 정책이 실행되기까지의 과정에서 결정…
“불합리한 재정구조와 자치제도 개편, 그리고 정책결정 과정에 지방정부 참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달 25일 제8대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선출된 이시종 충북지사(67·사진)는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권한 부족과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이 지역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
“수십 년 동안 도로 개통 민원을 넣었지만 사업비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대구 남구 이천동 주민들은 미군부대인 캠프 헨리 옆 골목만 보면 답답하다. 20여 년 동안 도로가 나지 않아 불편한 데다 주거 환경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기 때문. 이곳은 1980년대 도시 확장에 따른…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 한국의 곡창인 호남평야에 자리 잡아 예부터 논과 부자가 많은 곳이었다. 1912년 호남선 철도가 개통돼 신태인역이 생기면서 1970년대까지 주변을 아우르는 교통과 물산의 중심지가 됐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한반도 최대의 벼 도정공장이 1980년대까지 돌아갔고 논…
지방자치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는 지방자치단체 간 경제적 격차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다. 산업이 이탈하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에서 자치는 어쩌면 사치일 수도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해당 지역이 생산한 부가가치)을 보면 2012년도…
25위와 26위. 지난해 9월 세계경제포럼(WEF)과 올해 5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각각 발표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다. 전년도보다 각각 6계단, 4계단 떨어졌다. 두 평가 모두 국가경쟁력 하락의 요인으로 ‘정부의 비효율성’을 꼽았다. 역대 정권은 비효율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