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인연은 순탄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의 평생 정적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악연이 대(代)를 이은 탓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YS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에 대…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생전에 직설적인 화법으로 수많은 말을 남겼다. 그 말은 그 자체로 ‘반세기 한국 정치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 (1979년 10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에서 제명된 직후) 박정희 정부 시절 여당인 …
“20년 만에 감사의 뜻을 전하려 했는데….” 5·18기념재단 등 과거사 관련 5개 단체 관계자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단체들은 5·18특별법 제정 20주년인 다음 달 3일 국회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
대통령이 된 YS가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았다. “부인이 그렇게 고생하더니 퍼스트레이디가 됐구먼.” 그러자 YS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우리 집사람은 절대 ‘세컨드’가 아니오.” 1993년 발간된 유머집 ‘YS는 못말려’(미래사·사진)에 나오는 우스갯소리 중 일부다. …
“백김치, 깍두기에 설렁탕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서울 은평구 ‘봉희설렁탕’ 주방장 김순봉 씨(65·여)의 눈가가 붉어졌다. 이 식당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찾던 곳이다. 김 씨는 “(김 전 대통령이) 식사를 하…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생전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하나 있다. 부인 손명순 여사와의 결혼에 대해 “인생에서 제일 잘한 두 가지 중 하나”라는 말이다. 나머지 잘한 일 하나는 민주화를 이룩해낸 일로 꼽는다. 평생의 과업이었던 민주화와, 손 여사와의 인연을 동렬에 놓을 정도로 부…
“6월 9일 그동안 ‘정치 현안’ ‘재야 문제’로 표현된 전 신민당 총재 김영삼 씨의 단식 관련 기사를 1면 2단으로 사진을 빼고 보도해야 한다는 보도지침이 전달되었다.” 1983년 당시 동아일보 편집국장이던 이채주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은 저서 ‘언론통제와 신문의 저항’에 이렇게 썼…
재계는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기업의 정치자금을 받지 않은 첫 번째 대통령’으로 기억한다. 관행처럼 대기업에서 정치 자금을 수혈했던 군사정권과는 달리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어냈다는 것이다. 때로는 재계 총수들의 ‘반발’을 참지 못하고 심한 긴장 관계를 형성했지만, 사면권을…
경제 분야에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수많은 전투에서 이기고도 전쟁에서는 진 장수’로 평가된다. 금융실명제 실시, 부동산실명제 실시,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등 굵직한 개혁과제를 전격 도입해 정권 초기에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반면 관행으로 굳어졌던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 경영을…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재임 중 문민화 개혁은 전광석화 같았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한 언론에서 “우회로를 택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고 회고했을 정도다. ○ ‘군부에 대한 무혈혁명’ 하나회 숙청 “모두 깜짝 놀랬재(‘놀랐지’…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나와 가장 오랜 경쟁관계이고 협력관계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특수한 관계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2009년 8월 10일 당시 DJ가 입원 중이던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의 애증(愛憎)이 얽힌 오랜 인연을 압축한 것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마다 승부수를 던졌다. 복잡 미묘한 정세를 단순화해 정면 돌파하는 YS 스타일은 ‘결단의 리더십’으로 불렸다. 그의 정치 입문은 화려했다. 1954년 3대 민의원 선거에서 만 26세의 나이로 당선됐다.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아직까지도 이 …
“나도 이제 여생이 얼마 안 남았는데…. ‘회자정리(會者定離·사람은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3김(金)’ 중 홀로 남게 된 심경을 토로한 것일까. JP는 “저승에 가…
“어이구, 어이구….”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오른팔’ 격인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22일 오전 11시 반경 고인의 빈소에 들어서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영정 앞에 털썩 주저앉아 서럽게 곡을 했다. ‘민주화 동지’였고, ‘YS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었던 그는 만감…
국무회의 의결에 따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 명칭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國家葬)’으로 결정됐다. 장례위원장은 황교안 국무총리, 장례집행위원장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맡는다. 정재근 행자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추진단이 구성돼 영결식과 안장식 준비, 분향소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