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유모 씨(36)는 요즘 틈날 때마다 명상을 한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휴게실에서 정자세로 앉은 뒤 크게 심호흡을 하며 그만의 명상법으로 머리를 비운다. 앉아서 눈을 감고 있을 때만이 명상은 아니다. 밥을 먹을 땐 모든 미각을 동원해 맛을 느끼고, 양치질할 때는 칫솔 쥔 감촉을 느…
얼마나 됐을까. 불안한 마음을 꾹 부여잡고 곁에 있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벌써 오전 3시.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릴 듯 요동치기 시작한다. 긴장감에 머리카락이 빳빳하게 곤두서는 듯하다. 자야 하는데, 벌써 3일짼데, 내일 기말시험을 보는데…. 따뜻한 우유를 한잔 들이켜 본다. 크게 …
동아일보 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시리즈가 2부 ‘당신을 살리고 죽이는 말’을 진행하고 있다. 2부에선 좋은 말과 나쁜 말이 의학적·과학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 나쁜 말로 멍든 부분들을 찾아갔던 1부 ‘나는 동네북이 아닙니다’는 게재일마…
“횡단보도에는 누가 지나갈 수 있어요?” “…사람.”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태민이(가명·12)가 치료사가 들고 흔들던 표지판을 보고 툭 내뱉었다. 교통 표지판 카드를 뺏으려 몇 분간 승강이를 벌인 끝에 대답한 것이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 짧게나마 눈을 맞추기도 했다. 그때…
좋아하는 소설을 두 번 읽고, 그 소설에 대한 비평을 쓰다가, 내 소설을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가 스물여덟 살 즈음이다. 대학과 대학원을 거치며 조선시대 고소설부터 근대와 현대 소설을 두루 읽었던 터라, 눈은 높았지만 손은 무뎠다.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뒤늦게 해군 장교로 입대하여 …
성인들에 비해 감정이 예민한 아이들은 나쁜 말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유년기에 가정에서 언어폭력을 경험하면 우울증과 지능지수(IQ) 감소, 정신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최지욱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뇌의 확산텐서 자기공명영상(DTI·물…
“꼴이 이게 뭐냐? 더럽게 정말…. 얼른 옷 벗고 씻지 못해?” 목덜미에 갑자기 차가운 물방울이 떨어진 듯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은 거칠어졌다. 송곳처럼 고막을 찌르는 중년 여성의 질타는 몇 분 동안 계속됐다. “도대체 하루에 옷을 몇 번이나 갈아입어? 짜증나 죽겠네.” 여…
‘싸우지 않는 부부가 더 위험하다.’ 어느 사회학자의 고상한 말이다. 의견 차와 조정의 과정이 건강한 부부 생활을 돕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양날의 검과 같다. 싸움 강도의 임계점을 넘으면 부부생활의 아주 중요한 부분까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 간의 성(性) 문…
《 “사랑의 유효기간은 30개월이다.” 미국 코넬대 신시아 하잔 교수가 했던 말이다. 사랑엔 유효기간이 있다지만 부부 사이엔 유효기간이 없는 게 최선. 부부 사이 유효기간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열쇠는 바로 ‘말’이다. 동아일보는 부부상담 및 교육전문기관인 듀오라이프컨설팅에 의뢰해 부부 …
“내가 많이 참았는데….” 목소리를 내리깐 남자친구가 이 말로 대화를 시작한다면 ‘빨간 불’이다. ‘연인 간 사소한 말 같지만 이별을 부르는 말’ 1위(31명)로 꼽힌 말이다. 2위는 “나, 너 때문에 힘들어”(24명), 3위는 “넌 항상 그런 식이야”(18명)가 꼽혔다. 숱한 커…
《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부부 관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혼 10년 차를 넘어선 부부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평가하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편하게만 느껴지는 상대방이지만, 같은 말이라도 상황에 따라 질타가 될 수도, 격려가 될 수도 있다. 중…
여자들은 “남자친구가 이러면 슬프다” “외로워진다”는 감정을 많이 토로했다.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이런 말 들으면 화가 난다” “피곤하다”는 감정을 많이 나타낸 것과 대조된다. 여자들이 ‘최근 상처받은 말’ 중엔 외모나 나이 등 ‘열등감’을 자극하는 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살 좀 …
“스님, 회사 동료가 제게 부탁을 해서 몇 번 들어줬더니, 이제는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계속해서 자기 일을 저에게 넘기는 거예요. 스님, 이런 동료에게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 강연에서 만난 30대 초반의 여성 질문자는 마이크를 잡고 울먹이면서 이렇게 물었다. 참다못해 많…
“처음 왔을 때는 비쩍 말랐더니, 고기를 잘 먹여서 그런지 허벅지가 토실토실 야무지네. 흐흐….” 9일 경기 안산시 원곡동에서 만난 중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