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완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을 국회선진화법이 정한 절차대로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걸 물리적으로 막은 것부터가 잘못됐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때도 이를 물리적으로 막겠다고 지금 여당이 과거 야당일 때 했던 추태를 재연했다. 민주주의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전세 사는 사람들은 일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 집값 잡는다고 한 조치가 이제는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집값은 못 잡아도 좋으니 제발 전셋값이라도 잡아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다. 죽어나는 건 집 없는 사람이고 자영업자이고 아르바이트생이고 중소기업이고…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인 눈에는 애국적이지 않아 보일 때가 간혹 있다. 지난달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하자 사설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고 강조하며 이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가 봐도 보복인 것을 …
민주화 이후 수사기관은 선거 후보자나 그 주변인에게 혐의가 있다 하더라도 선거 전에는 수사를 하지 않고 선거 뒤로 미루는 관행을 쌓아 왔다.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3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았을 때 울산지방경찰청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이 근무하는 시청을 압수수색한 것은 뜻밖이었다. …
조국 사퇴를 이끌어낸 10월 3일 대규모 광화문 집회는 보수 측의 단결과 동시에 보수 측의 분열을 보여줬다. 그날 광화문 집회는 주도권이 자유한국당에 있는지, 보수기독교인집회에 있는지, 우리공화당이나 태극기 부대에 있는지, 아니면 여기에도 저기에도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분노에…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 같은 불안은 세르비아의 전 대통령 밀로셰비치 때문일 것이다. 인종 학살을 한 그를 옹호했다나. 페터 한트케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관객모독으로. 연극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멋모르고 ‘고도를 기다리며’ ‘관객모독’ 같은 연극을 보게 될 수 있으니 조심할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는 2명이 추천된다. 추천위원 7명 중 최소 6명의 찬성으로 추천된다. 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야당 몫이므로 야당이 반대하면 추천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권이 지지하는 후보 1명과 야권이 지지하는 후보 1명을 추…
장삼이사(張三李四)라도 “조국 논란에 왜 갑자기 검찰 개혁?”이라는 의문을 품을 정도로 사리를 분별한다. 그들은 “검찰 개혁은 해야 한다, 그런데 그걸 왜 조국이 해야 하는 거지?”라고 묻고 있다. 누구라도 쉽게 알아들을 이 주장을 두고 대통령이 국민의 뜻이 검찰 개혁으로 모아지고 있…
군사정권 시절 민주 대 반(反)민주의 정치 구도가 1987년 민주화 이후 재편되는 과정에서 김영삼의 3당 합당이 일어났다. 그러나 3당 합당을 반민주 세력과의 야합(野合)이라고 비판하며 꼬마 민주당에 잔류했던 노무현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이 나타났으니 그것을 김영삼 중심의 PK우파와 …
조국 법무장관 임명에서 숨 막히는 기분이 든 것은 공론(公論)이 시행되지 않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왕이 주권을 갖고 있을 때조차도 공론은 천하의 원기(元氣)라고 여겼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권력은 법에 따라 단순히 행사하는 것을 넘어 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쏟아지는 의혹 속에서 정작 해명은 제대로 하지 않고 더 채찍질해 달라고 말하거나 엉뚱하게 정책 비전을 발표하는 부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건 진실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저항으로 볼 수 있다. 정신질환의 원인은 대개 수치심을 일으키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과거…
과거 조국 서울대 교수의 박사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쓴 적이 있다.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그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철저한 검증 차원에서 이를 정리해줄 책임감을 느낀다. 조 후보자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박사논문 표절 의혹을 처음 제기한 곳은 인터넷매체 미디어워치다. …
문재인 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마저 기만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북한 핵협상은 한 걸음도 진전하지 못했다. 북한에 시간만 벌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북한이 그 사이 핵탄두를 12개나 늘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의 근거를 따…
지난해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년이 되는 해였다. 그 전쟁에 대해 당시 외신들은 전문 사가(史家)들을 인용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일어난 전쟁’으로 평가했다. 근시안적인 정치가들이 쇼비니즘, 즉 맹목적 애국주의에 이끌려 일으킨 전쟁이라는 것이다. 그런 전쟁이 역사상 최대…
미국에서 미란다(Miranda) 원칙을 확립한 미란다 판결 이전에 ‘맵(Mapp)’ 판결이 있었다. 별건(別件) 수사를 통해 수집된 증거는 배제한다는 원칙을 확립한 판결이다. 1961년 경찰관 3명이 맵이란 여성의 집을 찾아 폭파사건 혐의자를 찾고 있다며 집을 수색하게 해달라고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