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로스쿨 학생들도 고시학원에 다닌다는 흥미로운 얘기를 읽었다. 미국 ‘위스콘신 국제법 저널’에 사이토 다카히로라는 일본인 변호사가 기고한 ‘일본 법 교육의 비극: 일본의 미국식 로스쿨’이란 글에서다. 대한변협 김태환 변호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로스쿨에도 학습 진도를 따라잡지 못해…
누구든 종교에 의해 차별받아서도 안 되지만 우대받아서도 안 된다. 헌법은 차별이라는 부정적 방향만 언급한 듯이 보이지만 헌법학자들에 따르면 그것은 누구든 종교에 의해 우대받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먼저 불교라 해서 기독교보다, 기독교라 해서 불교보다 우대받아서는 안 되…
벨기에 브뤼셀 기차역은 유럽에서 절도범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2011년 브뤼셀에서 프랑스 파리행 열차를 탔다가 선반에 올려놓은 손가방을 잃어버렸다. 파리에 도착해서야 분실 사실을 알았다. 누군가 기차가 출발하기 전 자기 물건을 올려놓는 척하면서 갖고 내린 것이다. 손가방에 …
박근혜 정부가 기어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다. 출발한 버스 뒤에 대고 소리치는 격이긴 하지만 국정화는 박 대통령의 3번째 결정적 실수가 될 것이다. 그는 이미 두 가지 결정적 실수를 저질렀다. 하나는 2009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을 막은 것이고 다른 하나…
고등학생 딸이 보던 한 베스트셀러 한국사 자습서를 훑어보다 이런 대목이 눈에 띄었다. “김원봉이 서대문형무소에 끌려가 사흘 동안 모진 취조를 당해요. 누구한테요? 고문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노덕술한테 당합니다. 그에게 뺨을 얻어맞고 엄청난 모욕을 당해요… 자신을 고문하던 사람…
제 잘못으로 승부에서 진 남자들이 패배를 인정하기 싫으니까 상대방을 절대 권력을 가진 ‘여왕’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아닐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해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 개헌 얘기를 꺼냈다가 꼬리를 내렸다. 가만 보니 그의 ‘특기’가 자신도 모르고 국민도 모르는 얘기를…
일본 의회의 안보법 처리 과정에서 여야 의원이 뒤엉켜 몸싸움하는 사진이 한국 언론에도 크게 보도됐다. 우리 국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언론은 날치기라고 표현했을 것이다. 아니 일본 의회의 일인데도 날치기라고 보도한 한국 언론이 적지 않았다. 일본은 자기 나라 일인데도 날치기라고 쓰…
며칠 전 오랜만에 설악산 대청에 올랐다. 도중에 오색으로부터 케이블카가 놓인다는 끝청에서의 전망을 봤다. 인상적이지 않았다. 한계령휴게소에서 능선(서북능선)에 올라 끝청을 거쳐 대청으로 가는 동안 왼쪽으로는 장관이 펼쳐졌지만 오른쪽으로는 눈길이 거의 가지 않았다. 케이블카는 그 오른…
중국이 9월 3일을 전승절로 지정한 것은 바로 지난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임위원회에서다. 전승절은 70주년을 앞두고 급조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은 장제스의 중화민국에서 전승절이었지만 1949년 마오쩌둥의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선 뒤 1955년부터는 군인절(군인의 날)로 …
서울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 땅이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남의 사유지에 한국 문화체험 공간인 케이-익스피리언스를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현아의 땅콩 회항 사건과 함께 재산 헌납 같은 시대착오적인 말들이 떠올랐다. 문화융성, 표현부터 졸렬 대한항공이 한…
“해방은 도적같이 온 것이다. 고로 하늘에서 온 것이다. 이것이 미신이라 하는 자는 이 조선에서 그림자도 없어져라.” 함석헌의 말이다. 그의 방점은 흔히 생각하듯이 도적같이 온, 예상할 수 없었던 해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해방이 하늘에서 왔다는 데 있다. 해방은 “어느 파(派)…
70년 전 1945년 오늘은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이다. 사흘 후인 9일에는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다. 그리고 15일 정오 쇼와 일왕이 라디오방송을 통해 항복을 선언한다. 가해는 잊고 피해만 기억 당시 쇼와가 녹음한 선언 원본이 최근 공개됐다. 70년 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