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장성택 처형을 정치학 이론이나 저널리즘적 접근으로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장성택은 김정은에게 실질적 위협이 돼서 처형된 것일까. 오히려 전혀 위협이 되지 못했고, 그래서 간단히 제거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지금까지 전개된 사태와 더 잘 맞아떨어진다. 장성택의 몇몇 심…
나는 지난번 칼럼에서 ‘표절 의혹 조국 박사논문 읽어보니’라는 제목으로 조국 서울대 형법 교수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 의혹을 에둘러 다뤘다. 그 의혹은 애초 변희재 씨 측에서 제기한 것이지만 뒤늦게 논문을 본 나로서도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대는 버클리대…
최근 조국 서울대 형법 교수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박사학위 논문을 읽었다. 물론 계기는 일각에서 제기한 표절 의혹 때문이다. 논문은 위법수집 증거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독일 일본의 판례와 학설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한겨레신문의 첫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비판 기사를 보자. “교학사 교과서는 ‘연합국은 카이로선언(1943)으로 일본에게 항복을 요구하였으나’라고 했는데 여기서 카이로선언은 포츠담선언을 잘못 썼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역사문제연구소 등이 던져준 약 300건의 비판거리 중 이것이 가장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최근 국가정보원 규탄 시국 선언에 나선 사제들의 움직임을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이 민주주의를 어느 정도 훼손했는지는 격렬한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주교가 국정원 규탄을 ‘성령께서 하시는 일…
프랑스어 사보타주(sabotage)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노동자의 태업(怠業)으로 번역된다. 그러나 사보타주는 태업과 다르다. 내가 사보타주란 말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된 것은 프랑스 특파원 시절 TV에서 TGV 선로를 누군가 훼손해 열차 탈선의 위험을 초래했다는 뉴스를 봤을 …
“국사를 시험 평가 기준에 넣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한마디가 교육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 말은 실은 고교 교육과정과 대학입시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말이다. 국어 영어 수학은 수능 필수 과목처럼 보이지만 정확히는 그렇지 않다. 대학과 전공에 따라서는 국어 영어 …
우파 인터넷 논객 변희재 씨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을 때 두 가지를 생각했다. 변 씨의 말은 맞는 게 반이고, 틀린 게 반이니까 직접 확인해봐야겠다는 것과 박사학위 논문은 몰라도 석사학위 논문까지 표절시비를 하는 것은 심하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그…
국민의 알 권리를 외쳐 온 사람들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에 대해선 유독 국민의 모를 의무를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입만 열면 국가안보에 ‘명백하고 현존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한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사람이다. 그런 이들이 지금 ‘국익 훼손’이라는 명백하지도 현…
미국 하와이대에서 열린 미래학 워크숍에 3주간 참여했다. 3일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은 와이키키 해변의 모아나 서프라이더 호텔에서 거리 쪽으로 난 로비 발코니의 흔들의자에 앉아 보냈다. 로비 안쪽으로부터는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고, 호텔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근하도록 되어 있어 드나드는…
복원된 숭례문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신응수 대목장 등 우리 시대 최고의 고수들이 지었으니 솜씨가 모자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새것이어서 그럴까. 그런 점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숭례문 성곽이 한쪽은 길고 한쪽은 짧아 균형감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직…
난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 노래 한 곡 들려주는데 웬 사설이 그리 긴 지 짜증이 나서 볼 수가 없다. 악동뮤지션을 처음 본 것은 TV가 아니라 극장에서다. 영화 상영 전 나오는 광고 중 하나가 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올아이피(AII IP)라며 노래하는 KT 광고였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왜 국회 자격심사를 통해 제명해야 하는가. 간단히 말해서 두 의원에게는 국민의 위임이 없기 때문이다. 의원 자격심사를 독일에서는 위임심사라고도 한다. 의원은 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주권의 일부를 위임받는다. 그 위임이 있는지 심사한다고 해서 위임심사다…
“록스타처럼 세계를 돌아다니며 엄청난 팬클럽을 거느리고 있다.” 동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의 슬라보이 지제크를 두고 영국 문학비평가 테리 이글턴이 한 말이다. 지제크 얼굴을 그려 넣은 티셔츠가 체 게바라 티셔츠처럼 팔리고 ‘국제 지제크 연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지상에서는 강줄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 높은 산에 올라가야 굽이굽이 흐르는 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역사에도 공중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Skywalk)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한 시대 속에 들어앉아서는 역사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왕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