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은 특별한 시군 기초자치단체다. 서울 강남에 인접한 배후지역이라는 위치 덕분에 강남 다음으로 아파트 값이 비싼 판교와 분당이 있고 실리콘밸리 같은 판교 IT 단지도 있다. 지방세만으로도 세수가 넘쳐 국가나 경기도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다시피 하니 간섭도 거의 안 받는다. 그래서 시장…
경기 성남 분당의 한 교회를 10년 넘게 다닌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2014년의 어느 일요일이었다. 목사가 예배 시간에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선 출마 소식을 광고했다. ‘이 지사가 이 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한 번 놀랐고, ‘이 지사가 (어느 교회든) 교회를 …
이른바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이 제기되던 날 뉴스버스라는 인터넷 매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런 생소한 매체가 쓴 기사를 어떻게 바로 알았는지 그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쪽 사람들이 벌 떼처럼 윤석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윤석열 고발 사주’는 도대체 무슨 죄가 되는…
동아일보는 한소(韓蘇) 수교 직후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한 소련 측 정부 문건을 발굴해 소개한 적이 있다. 문건 중에는 홍범도의 신상명세를 밝혀주는 1930년대의 각종 증빙서류도 있었다. 그가 소련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기 위해 작성한 이력서 등은 홍범도 연구의 필수 자료가 됐다. 홍범도…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리더라는 자의식 자체가 부족한 듯하다. 그는 그제 또 “내가 당 대표가 돼 보니 지금 대통령 선거를 하면 여당에 5%포인트로 진다”고 말했다. 4·17 재·보선 직후 국민의힘만으로 대선 승리가 가능하게 됐다더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4·17 서울시장 보선에…
공론(公論)은 크고 높은 것이어서 무엇이 공론이고 아닌지 시간이 지나면 결국 드러난다. MBC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것처럼 보도해 나라를 뒤집어 놓았으나 지금 한국인은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미국산 소고기를 아무런 걱정 없이 잘만 먹고 있다. 유승민은 20…
역사가 늘 명확하지는 않다. 역사에는 거짓으로 포장된 숨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갑자기 정체를 드러낼 때가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는 1948년 여순반란사건이 그랬다. “여수 시민들은 10월 20일 새벽 1시부터 들려오는 난데없는 요란한 총소리에 잠에서 깨었지만 …
문재인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은 철저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희생 위에서 이뤄졌음에도 끝까지 그 희생에 대한 보상을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국회 상임위에서 소급적용이 빠진 손실보상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손실보상을 법으로 하느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선진국들은 법 없이도 …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2017년 낸 ‘Thank You for Being Late(늦게 와줘서 고마워)’란 책에는 “어제 입사한 신입사원이 직관이 뛰어난 30년 된 숙련 기술자보다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30대가 50대보다 20년이나 …
김슬아 마켓컬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38세다. 사진으로 보던 것과 달리 약간 체격이 있다. 자신이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먹고 싶어 신선식품에 특화된 e커머스 업체 마켓컬리를 시작했다고 한다. 민족사관고에 1년간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 고등학교를 마친 뒤 웰즐리대에 입학해 …
국민의힘 30대 최고위원인 이준석과 초선 의원인 김웅은 당 대표에 도전하면서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의 영입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은 주호영 같은 중진들도 윤석열 영입을 거론하고 있다. 주장하는 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 탄핵의 강은 유승민…
현대사 전공 학자로 클래식 음악 평론에도 조예가 깊은 강규형 명지대 교수를 최근 광화문 근처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4년 전 KBS 이사 해직 사태에 휘말리기 전의 활기와 열정이 넘치던 얼굴은 사라졌다. 보기 좋은 체형이었는데 몸은 마르고 배만 불룩 나와 있었다. 머리는 덥수룩했다. …
앞으로 3년간 우리 정치의 과제는 보수와 중도의 연합으로 가짜 진보를 몰아내는 일이다. 문재인 세력, 즉 가짜 진보가 차지하고 있는 우리 정치의 왼쪽 자리는 반문(反文)이면서 보수가 아닌 중도와 진짜 진보에 주어져야 한다. 문재인 세력은 단순히 야권으로가 아니라 야권에서도 가능한 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 번은 잠수교에, 한 번은 광화문광장에 모래를 퍼날라 프랑스 파리처럼 서울 플라주(plage·해변)를 시도했다. 비가 와 두 번 다 망쳤다. 유럽의 여름은 가물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걸 잊었다. 거의 아무도 찾지 않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가보면 좀스러운 원순 …
내 사무실에는 안철수 씨의 미니어처 조각상이 하나 있다. 방송용으로 제작해 쓰던 것을 하나 구해 갖고 있다.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씨를 지지했다. 당시 보수정당의 대선주자는 박근혜 씨였다. 하지만 박 씨를 지지할 수는 없었다. 그가 박정희 딸이라는 사실 말고는 대선후보가 될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