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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배 째라는 놈은 진짜 째준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우병우 부장검사는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2008년 10월경 한국교직원공제회 관련 수사로 검찰에 불려온 과장급 A 씨는 “주요 투자 결정을 내가 다 했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절대 윗선을 불지 않겠으니 할 테면…
3월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입신(入神·9단)’인 바둑기사 이세돌에게 승리하자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기술에 대한 놀라움보다는 AI가 빠른 시간 내에 인간의 많은 역할을 뺏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더 컸다. AI까지 갈 것도 없었다. 첨단화된 산업용 로봇들은 벌써 인…
‘아, 서울대학교’라는 책이 있었다. 서울대 합격 수기집으로, 1990년대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모의고사 후 OX 노트를 어떻게 정리했는지, 하루 4시간 이상 자지 않고 일과를 짰던 방식 등 세세한 공부법을 담은 책을 돌려가면서 읽었다. 서울대에 갈 수 있는 성적…
2002년 3월 강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이회창 총재가 고급 빌라 파문에 휩싸였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100평이 넘는 빌라 2, 3, 4층을 각각 이 총재 부부, 장남 부부, 장녀 부부가 나눠서 살거나 사용하고 있다는 특종보도를 받은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모교. 인구 800만 명을 겨우 넘는 작은 나라에 있지만 노벨상 수상자(동문과 교수)를 21명이나 배출한 대학. 유럽을 대표하는 연구중심대학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다.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 알 수 있듯 이 대학의 연구 역량은 국제적으로…
A4용지 크기에 500쪽이 넘었다. 모조지를 썼는지 엄청 무겁다. “평소에는 학교 사물함에 교과서를 넣고 다닌다”는 중학생 아들의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됐다. 이런 책이라면 2, 3권만 배낭에 넣고 다녀도 어깨가 축 처질 것이다. 체육 필기시험을 앞둔 아이의 교과서를 보고 깜짝 놀랐…
감기약이나 고혈압 약을 복용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정신과 약을 복용한다고 드러내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정신과’라는 말을 꺼냈을 때 받을 편견의 시선을 모두 알기 때문이다. 경찰은 5월 발생한 서울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의 범인이 여성 혐오자는 아니며 조현병 환자였다…
서울대 철학과 1학년 A 씨는 신입생 생활 한 달 만에 재수학원에 들어갔다. 의대에 가기 위해서다. 만약 경영학과 정도 갔더라면 재수를 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A 씨는 생각한다. 문과, 그중에서도 인문계열 학과는 취업이 잘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A 씨는 “철학과에…
얼마 전 만난 한 증권사의 임원은 비상장주식이던 게임회사 넥슨의 주식 특혜 매입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49)을 “자본주의 파괴범”이라고 불렀다. 검사가 되려고 대학 때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그는 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장이 구속됐다는 것에 꽤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미국과 중국 회사 외에 해외에서 성공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없다. 혁신을 못 해내면 죽는다는 절박함으로 오랜 시간 헌신해서 이뤄낸 성과다.” 15일 2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자회사 라인의 뉴욕과 도쿄 동시 상장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생존을 위…
5000만 국민의 99%를 하루아침에 개돼지로 만들어 버린 ‘소신’ 치고는 꽤 초라했다. 그가 규정한 개돼지들이 진을 치고 기다렸지만, 기습적인 꼼수 출석으로 잠시 몸싸움도 벌어졌다. 헝클어진 머리, 내려온 안경, 초점 불분명한 시선. 1%를 꿈꾸다가 정말 세상에서 혼자가 되어 있었다…
1년 전 오늘(7월 14일) ‘유라시아 친선특급’ 열차가 서울을 출발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독일까지 1만5000km가 넘는 거리를 200여 명의 대원이 함께 가는 대장정이었다. 대학생과 청년 대원들은 가는 곳마다 화합과 평화를 주제로 현지 젊은이들과 이야기하며…
6일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영화 홍보차 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보스턴 레드삭스 야구 모자와 검은색 재킷, 청바지의 수수한 옷차림과 여심을 흔드는 환한 미소는 그대로였지만 입국 경로는 바뀌었다. 주연 여배우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던 3년 전과 달리 그는 이번에는 홀로 전…
여성가족부는 김희정 전 장관 시절 틈만 나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했다. 피해 실상을 인류사에 낱낱이 기록해 여성과 어린이가 다시는 그처럼 참혹한 성범죄를 당하지 않게 하겠다는, 여가부의 정체성에 걸맞은 숭고하고 현실적인 목표였다. 그…
5년여 전 이명박(MB) 대통령 정부 4년 차를 시작하던 2011년 1월 10일, 여권 전체에 난리가 났다. 청와대가 내정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지원 사격을 해줘야 할 여당인 한나라당이 “국민의 뜻을 알아본 결과 부적격 인사이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따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