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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 때인 2022년 2월 “저를 아픈 손가락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페이스북에 쓴 적이 있다.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향한 구애였다. “2017년 (대선) 경선, 지지율에 취해 과도하게 문재인 (당시) 후보님을 비판했다”며 “정치적으로 가장 아픈…
대통령 복(福) 지지리도 없는 우리 국민이다. 지난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South Korea’s possible next leader)로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을 꼽았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이재명은 역대급 비호감 경쟁자였다. …
을사년(乙巳年) 운세 혹시 보셨는지요? 저는 안 봐요. 사주팔자는 겁나서 안 보고 살았어요(나쁘게 나오면 어떡해요). 하지만 신문 ‘오늘의 운세’를 꼭 챙겨보는 독자가 적지 않다는 건 잘 안답니다. 어쩌다 빠지면 항의가 빗발쳤거든요. 10년 전인가, 논설실장 되고 얼마 안 됐을 때…
논설위원을 하다 정부로 간 사람한테 들은 소리다. 매일 나라 걱정을 하며 해결책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하는 일이 비슷하다는 거다. 물론 다른 점은 백가지도 넘겠지만 매일 무슨 사설을 쓸지 발제하고, 회의하고, 쓸 때마다 논설위원들은 직업병처럼 나라를 걱정한다. ‘윤석열 사태’를 겪으며 …
이 말은 정말 쓰고 싶지 않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2024년 세계대전망’에서 소개했던 ‘위조 민주주의(counterfeit democracy).’ 민주주의 쇠퇴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를 굳히는 가운데 2024년엔 그 중에서도 선거조작으로 정권을 잡고 또 유지하는 위조 민주주의가…
동아일보는 창간 90주년인 2010년부터 5년간 ‘10년 후 한국을 빛낼 100인’을 선정한 바 있다. 2024년이 가기 전 “여기 2014년 뽑힌 100인 중 한 명이 있어요!” 외치고 싶은 주인공을 찾았다. 그때는 영광이었으나 지금은 피하고 싶을 듯한, 고난의 성배를 받은 인물이다…
2년 전 여름, 그러니까 현 정부 집권 초 윤석열 대통령(이하 경칭 생략)과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1874~1965)을 비교하는 ‘도발’을 두 번 썼다. 성질 급한 독자들은 제목만 보고 냅다 내려가 ‘비교할 걸 비교하라’고 악플을 달았던 글이다. 어떤 분들은 지금도 내가 윤비어천가(…
두 번은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간동훈’ 이미지를 깰 기회는 이번뿐이다. 한때 깍듯이 모신 보스였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든, 사실상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이하 경칭 생략)과의 질긴 연을 끊고 홀로 설 때는 지금이 마지막…
비상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국회와 정당, 언론사 앞엔 계엄군이 진을 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 계엄군에게 체포됐다. “어디로 끌려갔다더라” 소리는 반국가세력의 체제 전복 행위라거나, 가짜뉴…
가관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당 안팎은 거의 폭탄 맞은 분위기다. “정치 판결” “미친 정권의 미친 판결” “사법 살인” 소리가 터져 나온다. 심지어 공직선거법에서 ‘허위사실공표죄’를 삭제하는 법안까지…
노파심에 밝히자면, 나는 또 탄핵이 있어선 안 된다고 본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적지 않은 국민이 ‘탄핵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당 대표나 비서실장, 장관한테는 대면보고 한번 안 받으면서 사인(私人)의 국정농단을 허용한 전임대통령. 대통령 권력을 남용한 ‘유신 공주’만 파면하면…
뮤지컬 ‘명성황후’가 내년 30주년을 맞는다. 1997년 아시아 뮤지컬 최초로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첫날 주연을 맡았던 김원정은 고종과 명성황후의 성격, 두 사람의 관계, 그리고 조선의 운명을 가장 잘 드러낸 대목이 환궁 장면이라고 했다. 1882년 임오군란 때 피신한 황후가 살아 돌…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인 김건희 여사의 손을 꼭 잡고 비행기 트랩에 올랐다. 동남아 3개국 순방 외교. 체코 원전 외교를 다녀온 지 보름 만이다. 해외 방문 때마다 매번 동부인해야 되나 싶기도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검찰이 빠르면 이번 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가 영화로 돌아왔다. 소설로 나온 2015년엔 헬조선 담론이 나라를 주름잡고 있었다. 주인공 계나는 호주로 이민가면서 이랬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헬조선이란 유행어는 지금 없…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열흘만인 2022년 3월 20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는 조선 총독 때부터 100년 이상 사용해 온 제왕적 권력의 상징”이라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