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면 올해 100세인 존 F 케네디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한 대통령이었다. ‘미국 우선주의’ 도널드 트럼프와 정반대다. 케네디도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해결하기 1년 반 전 쿠바 피그스 만 침공 때는 처절하게 실패했다. 그 이유가 미국 최고 똑똑이들의 ‘집단사고’…
신문사가 광화문 한복판에 있어 토요일마다 애국시민들을 본다. 발광다이오드(LED) 촛불을 든 쪽과 태극기를 든 쪽은 표정부터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 쪽은 밝다. 이제 나라가 바로잡힐 수 있다는 희망에 찬 것 같다. 반면 탄핵 반대를 외치는 태극기 쪽은 나라가 망할…
믿기 힘든 일이지만, 그리고 웃어도 할 수 없지만 240년 전 병신년(丙申年)에 즉위한 정조는 박근혜 대통령과 공통점이 꽤 있다. 첫째 만기친람(萬機親覽)이다. 온갖 정사를 임금이 친히 보살핀다는 이 말에 가장 어울리는 조선 국왕이 정조였다. 보고서 읽기를 좋아했고, “작은 일에 너…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 이틀 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야당으로서 촛불시위에 같이 참여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으니 자연적으로 (대권이) 나에게 올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는 거다. 다분히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언급…
최재경 민정수석은 4년 전에도 사표를 쓴 적이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2012년 말, 현직 고검장 뇌물수수 등 내부 비리로 곤경에 처한 한상대 검찰총장이 반전(反轉) 카드로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이었던 자신의 감찰을 지시했을 때다. ‘제일 중요한 건 첫째가 조직, 둘째가 상관’이라…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11일 방송에서 근래 가장 웃기는 소리를 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에게 대통령 권력을 내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말하지 않는 이유가 첫째 국회에서 이뤄질 것인가, 둘째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권한대행을 하는 게 옳은가, 셋째 이 복잡한 문제를 헌법재판관 9…
하늘이, 아니 온 우주가 도왔다 했다. 대통령이 왜 장관들 대면보고 한 번 안 받는지 드디어 알았다.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통탄할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드러나서 되레 고맙다. 최순실이 곳곳에 꽂은 빨대만 뽑아내면 대한민국의 국운은 다시 융성할 수 있다, 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청와대 비선(秘線) 실세 개입 의혹은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일지 모른다. 백 번 양보해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기업들의 발목을 비틀어 미르에 486억 원, K스포츠에 288억 원을 바치게 할 수도 있다. 장사 한두 번 해본 것…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을 제일 즐기는 나라가 중국인 것 같다. 올 초 우리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했을 때 ‘한반도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겁박했던 환추시보 영문판은 제목도 날아갈 듯 신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26일 미국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공화당…
추석 연휴 KBS가 연거푸 내보낸 다큐드라마 ‘임진왜란 1592’를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탄탄한 고증과 영화 뺨치는 해전, 이순신 장군의 감동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편한 건 2년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대에서 “임진왜란 때 양국 백성들과 군인들이 (일본에 대한)…
“잘났어, 정말”이라는 TV 유행어가 있었다. 의부증에 시달리는 고두심은 주로 남편한테 히스테리를 부리다 말이 막히면 “잘났어, 정말” 하며 눈을 희번덕거렸다. 1989년 KBS ‘사랑의 굴레’가 방영되던 그때는 저금리·저환율·저유가로 단군 이래 최대 경제 호황이었다. 드라마 속 남편…
네이마르의 황금발이 독일을 꺾지 못했다면 브라질에선 폭동이 날 뻔했다. 우리 시간으로 21일 오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브라질의 스타 네이마르가 조국에 첫 축구 금메달을 안기기까지, 이 나라에선 “7 대 1 먹었다”가 “망했다”와 동의어였다. 2014년 브라질 월…
냉장고 문을 불쑥 열고는, 내가 뭘 꺼내러 왔더라 할 때가 있다. 나야 갱년기 증상이라고 해도 요즘 새누리당을 보면 자기네들이 왜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전당대회를 열게 됐는지를 잊은 것 같다. 새누리당은 4·13총선에서 참담하게 패해 새 당 대표를 뽑는 거다. 친박(친박근혜) 세력은…
서슬 퍼렇던 5공화국 때 ‘땡전 뉴스’를 없앤 사람은 김용갑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TV 9시 뉴스가 “9시를 알려드립니다. 땡” 하자마자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 하고 시작된다고 대통령에게 알려주면서 “각하, 국민들이 땡전만 나오면 TV 꺼버립니다” 직언을 했다. 대통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