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시선이 닷새 뒤면 개막하는 ‘트럼프 2.0 시대’에 쏠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만큼은 독재자가 되겠다”고 공언한 만큼 세계 질서를 뒤흔들 ‘미국 우선주의’ 정책들을 몰아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출범도 전에 25%의 관세 폭탄을 물리겠다며 캐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됐던 2020년 21대 총선 국면에서 정치권 관계자들이 꽤 흥미롭게 지켜보던 지점이 있었다. 장외집회에서 강경 보수 세력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던 자유통일당의 원내 진입 여부를 두고서다. 자유통일당은 총선 전 광화문 집회 참여에 소극적이던 자유한국당(2…
《비가 오는 날엔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승강장에 웅덩이가 생긴다. 선로 바닥에는 버려진 물병과 쓰레기가 굴러 다닌다. 가만히 선로 틈새를 바라보면 바삐 이동하는 커다란 쥐가 보이기도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진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하지만 무거운 짐을 든 관광객들에게는 엘리…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항공업계는 발전이 아닌 ‘현상 유지’에만 몰두해 왔다. 인천국제공항의 성공과 항공사 성장 등의 효과로 마치 항공 대국이 된 것 같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갈 길이 멀다”는 답답함이 밀려온다.항공 관련 법만 봐도 그렇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
“엄마, 기린의 해는 없나요? 우리가 뱀보다 못한 게 뭐예요!”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말문이 막힌 엄마 기린이 입을 벌린 채 아기 기린을 빤히 쳐다보네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조선이란 나라는 수백 년간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다.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영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대사가 현실적으로 다가와 인상에 크게 남았다. 이토 역의 배우…
《시험 전날 걱정으로 잠을 설친 경험은 많은 사람에게 한번쯤은 기억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잠을 굉장히 잘 자는 편이었다. 언제 어디에다 머리를 두어도 베개에 대면 바로 잠이 오곤 했다. 그래서 머리를 대고 눈만 감으면 오는 잠을 사람들이 왜 못 자는지 이해가 안 됐다. 수험생…
“사실은 우리 아들이 안 그랬거든요.”―봉준호 ‘마더’평화롭게 보이던 마을에서 벌어진 여고생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이는 스물여덟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수룩해 보이는 도준(원빈)이다. 죽은 여고생의 뒤를 쫓던 도준을 본 목격자가 있었고, 또 도준이 갖고 있던 골프공이 현장에서…
2024년부터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30년을 기점으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예측된 바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국민이 되는 셈이다. 필자는 은퇴를 앞둔 장년들을 상대로 강연할 기회가 있을 때 이…
‘더닝 크루거 효과’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로 요약하면 딱 들어맞는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의 성을 딴 심리학 용어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더닝과 크루거는 논문을 발표한 이듬해인 2000년 괴짜들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그…
국토교통부는 10년 전 “항공사고 조사기관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해명 자료를 내고 “조사의 독립성은 법률에 따라 엄격히 보장돼 있다”고 반박했다. 국토부가 당시 거론한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제4조는 ‘국토부에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외교 브레인이었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퇴임을 앞둔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와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에 대한 당부를 남겼다. 미국의 경제는 더욱 튼튼해졌고, 동맹과의 유대가 강화됐으며, 경쟁국은 약화됐다…
8일 밤 한 극우 성향 유튜브에 ‘국힘 지방의원들, 당협위원장들 잘 들어’라는 제목의 48초짜리 방송이 올라왔다. 진행자는 “지방의원 XX들 빨리 튀어나와. 잘 생각해. 우리 화력 알지. (안 오는 사람들은) 명단 하나하나 깔 거야. 협박이야. 부탁 아니야”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방…
‘12·3 비상계엄 사태’는 부정선거 망상에 빠진 군 통수권자와 국방 수장을 정점으로 정치적 맹종주의와 연고주의, 진급에 눈이 먼 군인들이 주도한 군사반란이자 내란이라는 결론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0·26 사태’ 이후 45년간 쌓아올렸던 군의 정치적 중립이 모래성처럼 무…
시국이 이 모양인지라 올해는 신년 특별사면이 사라졌다. 내심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큰 불운이 아닐 수 없다. 북한에도 특별사면 제도가 있다. 이를 대사령(大赦令)이라고 부른다. 다만 북한 대사령은 새해를 맞아 하지는 않고, 최대 명절로 꼽는 김일성 김정일 생일이나 광복절, 정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