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기억은 집요하다. 신체에 일시적 변화가 있더라도 원래대로 돌아오는 성질인 항상성도 몸의 기억이 잡아끄는 힘이다. 항상성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지만, 반대로 만성 질환에서 벗어나는 걸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현대 의학의 난제 중 하나인 비만이 대표적인 사례다. 건강한 식…
1일 일본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신임 총리가 취임하자 그에 대한 많은 칼럼과 논평이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뒤늦게 한마디 보태고자 한다. 한일 언론에 회자되는 “상대가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을 도쿄 특파원 시절 세상에 내보낸 당사자로서, 그간 함구해 온 비하…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몸이 아프다. ‘채식주의자’를 수년 전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고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 지금 다시 읽어 보아도 그러하다. 일상이라는 견고한 성채를 쌓고 살아가면서 나날이 늘어가는 뱃살과 함께 너절한 세상을 비웃는 신공으로 무장한 심지어 …
2013년 인터뷰했던 ‘미사일 깎는 장인’ 유대수 사장(66)을 14일 다시 찾아갔다. 1986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1가에 둥지를 튼 유 사장은 인터뷰 당시 8m 길이 연습용 미사일의 외피를 직접 깎아 군(軍)에 납품했다. 11년이 지난 지금 그는 미사일용 외피를 만들지 않는다. 그…
“나를 멸시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품고 먼 길을 돌아다녔다. 사랑을 노래하려고 하면 고통이 되었고, 고통을 노래하려고 하면 사랑이 되었다.”(슈베르트의 산문 ‘나의 꿈’)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가 먼 길을 여행했다는 기록은 찾기 힘들다. 31세라는 짧은 삶 속에서…
김윤만 대한체육회 대회운영부장(51)은 한국의 겨울올림픽 첫 메달 주인공이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땄다. 당시 그의 메달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기장에도 아무도 취재를 오지 않았다. 한국 취재진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이 …
높고 깊은 산에서 만난 강렬한 주홍빛의 동자꽃입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형광 주황색은 비할 바가 못 되네요. ―강원 평창 해발 1013m 불발현에서
아테네가 페르시아군의 침공에 맞서 마라톤에서 전투를 벌일 때 아테네를 도와준 유일한 폴리스가 플라타이아이라는 작은 폴리스였다. 아테네는 감격했고, 이들을 우방으로 예우했다. 이렇게 시작된 페르시아 전쟁에서 아테네는 승리했고, 그리스의 강국이 되었다. 아크로폴리스에 파르테논 신전이 세워…
《전문직업화와 의사의 에티켓“의사에게는 사근사근한 매너와 말쑥함, 그리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큰 도움이 된다.”1857년에 출간된 ‘직업 선택(The Choice of Profession)’이라는 책에 실린 구절이다.영국 역사에서 전통적인 ‘전문직’은 성직자, 법조인, 의사, 군인을 포…
올 9월 17일(현지 시간) 중동 국가 레바논 전역에서 수천 대의 무선호출기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삐삐’라고 불리는 이 무선호출기가 폭발하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주로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소속 대원이었는데, 사건의 배후에는 헤즈볼라와 대치 중…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소설가 한강(54·사진)이 선정됐습니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 작가로도 최초입니다. 아시아 작가로 과거에 이 상을 받은 사람은 인도의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913년),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와 오에 겐자부로(…
● 유래: 중국 진서(晉書)의 차윤전(車胤傳)에 나오는 일화와 진(晉)나라 학자 손강의 고사에서 유래했습니다. 먼저 차윤전에는 ‘차윤은 공손하고 부지런하며 널리 배우고 다방면에 통했는데, 집이 가난하여 항상 기름을 얻을 수 없자 여름철 명주 주머니에 수십 마리의 반딧불이(螢)를 넣어 …
매년 9월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올해 강사로 초대받은 필자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가 사실 장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은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쇼펜하우어는 자신만의 경험을 쌓는 데 40년이 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