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괜히 위증을 하지 않는다. 위증을 자백하기까지 했다. 그런 사람을 위증으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렇다면 위증을 교사한 행위가 있고 위증으로부터 이익을 얻은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재판부는 곤혹스러워하며 논리를 비비 꼬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허위라고…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독일 공장 3곳을 폐쇄한다는 비상 경영을 선언해 충격을 주더니,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 ‘빅3’ 중에선 GM을 제외한 두 곳이 이달 들어 대규모 감원 계획을 알렸다. 포드는 유럽 전체 직원의 14%…
공교롭게도 지난 두 번의 정부 부처 출입을 모두 정권 말기에 했다. 2007년과 2012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지금처럼 20∼30%를 맴돌았을 때다. 당시 관료들의 사무실에는 회색 철제 캐비닛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그때 만난 국·과장들은 “내가 가진 정책 아이디어는 모두 저 …
올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일부 외국계 유통·명품 업체들은 한국에서 주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의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은 2186억 원으로 지난 회계연도 대비 15.8% 늘었다. 해당 기간 매출은 6조5301억 원이…
《21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중심 도로 뉴욕애비뉴에서 약 5km 떨어진 한 호텔을 찾았다. 간판도 없는 출입구 앞에는 대형 철문이 설치돼 있었다. 200실 규모의 이 호텔은 2022년부터 일반 관광객을 받지 않고 이민자 쉼터로 운영되고 있다. 이 쉼터는 불법 이민을 둘러싼…
꽃은 피었지만 은행잎은 졌네요. 그러나 마지막 순간, 꽃보다도 환하게 빛납니다. 찬란했던 가을이여, 곧 안녕.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며칠 전, 서울의 하늘을 걸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10주년을 맞아 특별히 개방된 루프톱 투어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이 특별한 경험을 통해 서울 생활 16년 차인 내가 수없이 지나쳤던 이 공간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지하철을 …
조선시대 경제에 관한 가장 뜨거운 논쟁으로 ‘자본주의 맹아론’을 손꼽을 수 있다. 조선 후기에 근대적 시장경제의 싹이 내재적으로 움트고 있었다는 학설이다. 한국 땅에 자본주의가 외부에 의해 이식된 것이 아니라, 18세기부터 자체적으로 근대화의 길을 걸어 나갔다는 주장으로 식민사관을 극…
상법은 헌법, 민법, 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과 함께 법무부가 직접 관할하는 기본 6법 중 하나다. 상법은 변호사들도 어려워한다. 상법은 민법의 특별법으로, 민법을 이해하는 바탕에 더 진보적이고 기술적인 법인 상법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국회의원들은 상법을 너무 …
어느 박물관에 강연차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전시실을 둘러봤다. 아이들이 그린 서툴고 귀여운 작품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바닷물고기가 주제인 듯 도화지마다 온갖 물고기가 그려져 있었다. 때마침 강연 주제가 물고기라서 유심히 보다가 재밌는 걸 발견했다. 모든 꽃게와 새우가 붉은색으…
한겨울 눈길을 헤치고 혜원(김태리)은 고향의 빈집으로 내려온다. 차디찬 그 집에 혜원은 난로를 피우고 눈밭을 헤쳐 실해 보이는 배추를 뽑아와, 팔팔 끓인 배추된장국에 밥을 지어 맛있게 먹는다. 그 순간 차가운 집도, 그 집처럼 몸도 마음도 추웠던 혜원도 따뜻한 온기로 채워진다. 임순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