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탕(重湯)을 알게 된 것은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어머니께서 친구들과 며칠 여행을 가시기로 하셨다. 나는 아버지 진지는 잘 차려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 계란찜도 해드릴 테니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계란 두 개를 깨서 사기그릇에 담
토요일 저녁. 식사를 했지만 뭔가 허전하다. 아이들도 군것질거리를 원하는 눈치다. 문득 다음 날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둔 오징어가 생각난다. 야들야들, 오동통한 통오징어 요리는 어떨까. 복잡하게 양념을 할 필요도 없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후다닥 요리를 한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대학입학학력고사(수학능력시험을 보던 시대가 아니었다)를 몇 개월 남겨두지 않았을 때다. 기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말씀하셨다. “너희들 아침에 밥 먹을 시간이 없지? 그렇다고 안 먹을 수는 없잖아. 그럼 간단한 방법을 알려줄게. 밥을 우유에 말
한 정보기술(IT) 업체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웹툰이 한 편 연재 중이다. 제목은 ‘마조(MAJO)&새디(SADY)’. 결혼 7년차 부부의 얘기다. ‘마조’는 만화를 그리며 살림을 맡고 있는 작가(정철연) 자신이고 ‘새디’는 모 회사 디자인실장으로 일했던 그의 아내다. 뜬금없
‘엄마, 나 아파서 조퇴했어.’ 짧은 문자메시지 하나에 책상 위 수북이 쌓인 서류들로 향하던 현주희 씨(45)의 손이 갈 곳을 잃는다. 중학생 딸아이는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부쩍 병치레가 잦다. 바쁜 엄마를 봐서 평소에는 김치에 김만 식탁 위에 올려놓아도 투정 없이 밥
어렸을 적 일요일 점심에 어머니께서 감자를 쪄주시면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다. 약간 텁텁하면서 무미건조한 맛이었다. 무엇보다 달지 않았다. 달착지근한 고구마에 입맛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중고교 때 감자는 주요한 도시락 반찬이었다. 감자를 채 썰어 기름에 볶은 뒤
기자는 ‘먹는 것’에 별 흥미가 없다. 혐오식품만 아니면, 주어진 대로 먹을 뿐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피하는 과일이 하나 있다. 바로 배. 예쁘게 깎은 배를 앞에 두고도 언제나 ‘고사’를 지내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 한 조각 때문이다. 막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
주말 하면 당신은 어떤 음식이 떠오르는가. 나른한 봄 햇살과 함께 TV를 보면서 한가하게 먹기 좋은 주말의 특식.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단연 닭이 최고가 아닐까 한다. 최근에는 닭요리 중에서도 구운 치킨이 특히 인기다. 다이어트 때문에 튀긴 음식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모자란 잠을 몰아 자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주말입니다. 그런데 끼니 때는 왜 또 이렇게 자주 돌아오는 걸까요. 건너뛰자니 서운하고, 챙겨 먹자니 소파 위에 착 달라붙은 팔다리가 말을 안 듣습니다.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