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단순한 것… 넌 어디로 갔니?’-킨 ‘Somewhere Only We Know’(2004년) 》 그이는 한때 여기 있었다. 웃었고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렸다. 내리쬐는 햇살에 그이는 눈을 찡그렸지만 도시는 거대하지 않았다. 상업이나 공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이를 위해 존재하…
《 “너는 얼굴이 주인공 얼굴이야”‘-써니’(2011년) 》 술을 마시고 난 다음 날이면 숙취보다 전날 밤 내가 떠들었던 얘기들이 떠올라 괴로웠다. 어떤 얘기들은 몇 년이 지나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아 자다가 이불 여러 번 걷어차게 만들었다. ‘오늘은 떠들지 말고
《 “삶에서는 속된 취향도 중요하다. 어떤 스타일도 없다는 것이야말로 내가 싫어하는 것이다.”―다이애나 브릴랜드(1903∼1989) 》 보통의 남자들이 쇼핑을 싫어하는 것처럼 쇼퍼홀릭은 대개 등산을 두려워한다. 가파른 경사를 기어오른 대가로 쇼윈도가 아니라 ‘내면의
《 “사람마다 어울리는 자리가 있는 거거든요.”―드라마 ‘연애시대’(SBS·2006년) 》 그녀의 이름은 유지호(이하나). 병원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나는 아르바이트 인생”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을 한다. 병원 도서관도 형부 친구 공준표(공형진)
《 ‘이젠 귀중하지 않게 된 보석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프랭크 오션 ‘Pyramids’(2012년) 》 가을비는 보슬보슬 내리는 일이 없다. 그 추적추적 소리는 드럼 하이햇(hihat·페달로 조작하는 두 개가 한 세트인 심벌즈)의 ‘칙칫칫칫’ 소리 같다. 귓전을 단속적으로
《 “낚시꾼이 송어 14마리 늘어놓고 찍은 사진 봤어?”―‘소셜 네트워크’(2010년) 》 일간지 기자의 일이라는 게, 가끔은 참 덧없다. 신문기사라는 상품은 그 가치의 수명이 채 하루를 가지 못한다. 제 아무리 대단한 단독 보도라도 게재된 날 점심경이면 이미 볼 사람은
《 “분노 속에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나에게 분노는 새로운 형태의 열정이다.”알렉산더 매퀸(1969∼2010) 》 백화점에 서 있었다. 오랜만이었다. 백화점의 쇼퍼홀릭이란 활어회집 수족관에 누워있는 광어만큼이나 흔한 존재다. 하지만 언젠가 백화점 쇼윈도보다 ‘70% 세일
《 “모두 거짓말을 한다(Everybody lies).”- ‘하우스’(2004∼2012년·미국 FOX) 》 “네가 걔 거짓말에 속은 거야.” 그리고 짧은 침묵. 그 침묵 속에서 언제 ‘바보, 멍청이!’라는 말이 튀어나올지 몰라 더욱 숨을 죽인다. 하지만 상대방은 자비를 베풀고 뒤돌아선…
《 ‘작은 도시가 있었지. 세계라 불리는 이상한 작은 도시. 외롭디 외로운 작은 도시.’- 로이 부캐넌 ‘The Messiah Will Come Again’(1972년) 》 1988년 8월 14일 이른 아침.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의 구치소. 48세의 부캐넌 씨가 감방 천장에 자신…
불편한 진실 하나. 조선은 동방예의지국이 아니었고, 지금의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두 나라는 ‘동방서열지국’이다. 우리가 예법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대부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어떻게 모시느냐에 대한 것이다. 대등한 관계의 인간이 서로 존중해주는, 그런 게 아니다.
《 “내각에서 제 핸드백은 맡은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마거릿 대처 》 2012년 현재 세상의 여자들은 둘로 나뉜다. 커다란 빅백을 짊어진 여자와 작은 숄더백을 어깨에 건 여자. 얼마 전 패피(패션피플)들이 잔뜩 모인 행사에 가서 깨달았다.그들이 ‘파뤼(party)
《 “보증 좀 서 줄래?”- ‘빅’(2012년·KBS) 》 “나도 개원할까 하는데 보증 좀 서 줄래?”마주 앉아 함께 밥을 먹던, 하얀 가운을 걸친 병원 동료들이 마법처럼 벌떡 일어나 사라진다. 이 정도면 해리 포터가 외치는 마법의 주문이 부럽지 않다. ‘윙가르디움 레비오사(
《 네 안에서 나를 봐- 퀸스라이크 ‘스위트 시스터 메리’(1988년) 》 니키는 병상에 누워 있다. 큰 충격으로 기억을 잃은 그는 멍하다. 병실 TV에서 나오는 뉴스를 단초로 잡히지 않는 기억의 편린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플래시백.니키는 사회변혁을 꿈꾸는 지하조직을
하나. 원수를 사랑하라인정하자. 99.9%의 사람은 이 말을 실천할 수 없다. 불가능한 명령이기 때문에 이를 실행하려는 자는 불행해지기 십상이다. 그는 자기가 원수를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거나 충동적으로 원수를 도와준 뒤 그 결과를 나중에 곱씹으며 후회하게
《 ‘큰 발과 작은 발, 가는 발과 볼이 넓은 발, 망가지고 상한 발, 그리고 가끔 윈저 공작부인과 수전 헤이워드의 발처럼 완벽한 발도 있었다. 수백, 수천 명의 발이 나를 거쳐 갔고 내게 말을 걸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 “아아, 신고 나갈 구두가 없어!” 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