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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는 조그맣고 보송보송한 털을 자랑하는 동물들이 살고 있다. 속상한 일이 생겨 울거나 힘들고 지쳐 어쩔 줄 몰라 하는 친구들에게 동물들은 슬며시 따뜻한 마음을 담아 위로의 말을 건넨다. 실수해서 당황하는 친구에게 화를 내기보단 “실수하면 좀 어때? 너는 잘하고 있어. 조금씩 자라고 …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일을 꼽으라면 멍하니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보는 걸 빼놓기 어렵다. 책은 쓸데없는 일을 사랑하는 구름 ‘덕후’가 쓴, 구름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하층운, 중층운, 상층운 등 구름의 분류에 따라 정리된 목차만 보면 과학적인 내용만 담…
지구의 주인은 누구일까. 이탈리아 피렌체대 교수이자 세계적 식물생리학자인 저자는 “식물”이라고 말한다. 표면적이 5억1000만 ㎢에 달하는 지구는 우리가 사는 공동주택인데, 이 주택의 총 책임자는 지구 전체 단위 면적당 생물체량의 80%를 차지하는 식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식물…
● 프리즌 서클(사카가미 가오리 지음·김영현 옮김·다다서재)=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일본 교도소 내부를 장기 취재한 내용을 정리했다. 재소자들이 대화를 통해 자신의 죄를 직시하고 반성에 이르는 과정을 관찰했다. 이들을 변화시키는 건 힘과 처벌이 아니라 연결과 대화라고 …
내 몸에는 바다처럼 넓은 마음과 땅처럼 단단한 뼈와 하늘처럼 보드라운 살과해처럼 따뜻한 기운이 담겨 있어. 온 우주가 내 안에 있어.
포기를 모르는 어종이 있다. 드넓은 바다에 살며 몸을 살찌우다가 산란기가 되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다. 연구자들은 연어가 더 많은 먹이를 찾기 위해 서식지 이동을 택하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한다. 연어의 회유(回游)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과정이다. 바다로 나갈 때는 포…
‘어둠은 빛의 존재를 반증한다.’ 누군가에게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떤 말이 오랜 세월 무수한 사람의 입을 거쳐 내려온 데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저자는 “클리셰란 진실의 아주 가까운 친척이고 통찰의 보급형 유사품”이라며 독자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한쪽 눈의 시력…
디지털 시대에 흔히 붙는 수식어 중 하나가 ‘친환경’이다. 매연을 뿜어대던 산업화 시대에서 벗어나 인터넷의 등장에 힘입어 이뤄진 4차 산업혁명은 종이 없는 전자정부와 전기차 등을 만들어냈다. 프랑스 다큐멘터리 PD이자 기자인 저자는 이 관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일어나…
22세기 서울 구로구에는 변호사 유성훈이 산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후, 판사와 변호사 같은 법률 서비스마저 인공지능(AI)이 맡게 된 미래에 마지막으로 남은 인간 변호사다. 어느 날 그에게 운전 로봇이 찾아와 사건을 의뢰한다. 본인이 운전하는 마을버스에 자주 타던 어린아이가 아…
미국 킹스턴에 사는 니컬러스는 어린 시절 방치와 학대를 겪었다. 열한 살 무렵 갑자기 몸 전체가 완전히 분리되는 느낌을 받았고, 열두 살에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갑자기 “꿈속을 헤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후 수년 동안 주변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과 몸까지 모든 것을 비현실적으로…
“할머니, 나이가 들면 어때요?” 어린 손자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나이 듦’이 궁금하다. 아이의 질문에 할머니는 “어릴 때랑 똑같지. 그냥 조금만 달라”라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할머니가 말하는 조금 다른 점은 뭘까. 할머니는 어릴 땐 아직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서 화가 나기도…
2013년 영화 ‘변호인’이 개봉되자 보수 진영에서는 주인공을 너무 미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듬해 개봉된 ‘국제시장’은 반대 진영으로부터 욕을 먹었다. 그들은 이 영화가 “독재 정권 치하의 산업화 시대를 미화했다”며 “역사를 다루면서 역사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했다. …
2016년 온라인게임 ‘오버워치’ 경기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둔 게이머 ‘게구리’가 있다. 그가 여성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유저들은 “여고생이 게임을 그렇게 잘할 리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은 ‘게구리’ 김세연이 방송에 출연해 실력을 입증하고 나서야 종결됐다. 1년 뒤 …
● 숲속의 거짓말쟁이들(모리 유진 지음·이진원 옮김·키라북스)=외형, 색상, 무늬, 습성을 이용해 상대를 속이는 생물 70여 종을 소개한다. 천적이 다가오면 포식자의 소리를 흉내 내는 가시올빼미, 난초꽃에 몸을 숨기는 난초꽃사마귀 등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동물, 식물, 곤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