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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날, 꼬마 돼지는 다락방 청소를 하다 털실 뭉치를 발견한다. “이걸로 예쁜 스웨터를 짜야겠다. 친구들한테도 따뜻한 옷이 필요할 텐데.” 꼬마 돼지는 다양한 색의 털실 뭉치를 들고 친구들을 찾아간다. 토끼에겐 봄의 들판을 닮은 초록색 털실 뭉치 두 개를, 고양이에겐 빨간색 …
“지옥에 잘 오셨습니다. 여기는 암흑의 동굴입니다.” 미국 잡지 ‘마더존스’의 기자인 저자가 2014년 루이지애나의 한 민영 교도소에 4개월 동안 교도관으로 위장 취업해 목격한 현실은 지옥 그 자체였다. 2.5m² 남짓한 감방에 재소자 2명을 몰아넣었다. 조명이 나간 채 방치된 복…
참으로 ‘슴슴한’ 수필집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창한 사건은 없다. ‘곰삭은 동네에서 집을 구하고, 잔잔히 살면서 이런저런 인연을 맺는다.’ 이걸로 내용은 웬만큼 설명된다. 물론 가족이던 반려견 ‘봉봉’이 세상을 떠난 건 큰일이었으나…. 담백하다 못해 밍밍하다고 해도 될 정도다. …
○ 상위 1% 청소년을 위한 조선왕조실록(김흥중 글, 임서현 그림·공감의힘)=조선왕조실록을 청소년이 읽기 쉽게 풀어 썼다. 1392∼1910년 태조부터 순종까지 27명의 왕이 다스린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사가 총망라돼 있다. 만화와 생생한 사진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전…
1860년 중국의 항구도시 샤먼(廈門). 영국 선교사 존 맥고언 목사의 부인은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이웃집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뛰어가니 어머니가 딸의 발을 조여 매고 있었다. 발을 헝겊으로 싸매 인위적으로 작게 만드는 전족(纏足)이었다. 맥고언 부인은 말리려 했지만 어머…
최근 새로 나온 철학책을 홍보하는 북토크를 진행했다. 북토크에서 독자들은 “철학에 다가가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현장에서 나눈 모든 고민 자체가 철학적인 사유”라고 다독였지만 내심 불안했다. 철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학위가 없어도, 우리는 철학적인 사유를 하고 있다고 자신해도…
47%. 2040년의 일본 독신 인구 예측 비율이다. 인구의 절반이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온다는 의미다. 2040년에는 일본의 고령자 인구가 3900만 명, 독신 인구가 4600만 명으로 예측된다고 하니 사실상 일본은 고령 국가가 아니라 독신 국가가 되는 셈이다. 독신 국가로…
하교 후 집에 와보니 문이 잠겨 있다. 그땐 옆집으로 가면 된다. 옆집 아주머니는 자연스럽게 이웃집 아이의 저녁을 챙겨 준다. 아이는 이웃에게 보호받으며 부모를 기다리면 그만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탄탄했던 한국 사회 특유의 ‘옆집 돌봄’ 네트워크는 전래동화가 된 지 오래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복권을 사지 말고 데이터를 들여다보라. 저자는 이렇게 주장한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로 구글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경력을 쌓은 그는 복권 당첨 확률보다 더 높은 확률의 ‘부자가 될 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 미국 국세청이 납세자 전체를 익명으로 전산화한 데이…
종종 서울 용산구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 있는 서점 ‘노들서가’를 찾곤 한다. 노들서가는 1인용 소파와 책이 가득하다. 날씨가 좋으면 통유리창으로 한강 풍경이 펼쳐져 애서가들의 천국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 노들서가를 찾았다가 씁쓸한 광경을 마주했다. 노들서가가 있던 기존 공간이…
‘2018년 겨울, 내 옷장을 열고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세어 보았다. 코트 22벌, 원피스 35벌, 파티 드레스 5벌, 재킷 34벌, 치마 37벌, 분류하기 모호한 상의 7벌….’ 세계적 패션 잡지 ‘보그’ 창간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영국 보그의 편집장을 지낸 알렉산드라 슐먼(6…
제목만 봐도 어느 분야인지, 뭘 얘기할지 대충 느낌이 온다. 그만큼 이제 진화생물학은 일반 독자에게도 친숙한 과학 분야.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81)의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등 워낙 성공한 대중과학서가 많기도 했다. 도킨스가 “매우 잘 쓰인, 읽기 쉬운 …
너구리가 산책 중인 강아지를 놀라게 하고 족제비가 카페를 기웃거린다. 대한민국에서 최근 일어난 일들이다. 2017년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멧돼지가 나타나 뛰어다녔다.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뉴욕 부근 뉴저지주에는 흑곰 5000마리가 산다. 반세기 만에 200배 이상으로 늘었고…
한때 고래가 걸어 다니던 시대가 있었다. 한때 고래가 땅에서 사랑을 나누었을지도 모르는 시대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아마존강의 수위가 낮아지면, 현존하는 고래류 가운데 가장 오래된 뷔페오가 이따금 얕은 물가에 남아 있을 때가 있다. 그때 뷔페오들은 큼직한 날개 같은, 그러나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