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3,941
구독
“여자들이 날 거부했다. 나는 스물두 살인데도 숫총각이다.”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서 6명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엘리엇 로저는 사건 전 촬영한 영상에서 범행 동기를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외모, 운동신경 등의 문제로 여성에게서 내쳐진 ‘비자발적 순결주의자…
2014년 스물아홉 살의 여성 에밀리 와이즈가 창업한 미국 화장품 업체 ‘글로시에’는 등장하자마자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피부가 1순위, 화장은 2순위”라는 참신한 구호와 세련된 제품 용기로 젊은이들의 시선을 끈 것. 하지만 화장품 성분은 지극히 평범하다. 가장 인기 있…
남자는 여자를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 남자는 여자에게 다가갔지만 여자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기만 했다. 남자의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분노가 밀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는 여자를 칼로 수차례 찔러 죽였다. 남자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랑에 빠진 남…
○ 우리 손으로 만든 머내여지도(머내여지도팀 지음·한울아카데미)=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과 고기동(머내 지역)의 역사와 지리 이야기를 담았다. 1919년 3월 이 지역에서 벌어진 머내만세운동과 1970년대 머내 지역 난개발 과정을 들여다보며 지역 역사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만…
그만큼 살고 또 다치고도 주고받는 일에 열심인 사람들이 떠오른다. 가까이에 엄마가 있다. 마음을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몸을 쓰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엄마를 보면 알게 된다. 가난하면 몸을 더 써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 엄마가 전보다 눈에 띄게 몸을 쓰는 게 싫었다. 엄마가 자꾸 부지런…
#1.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괴뢰공화국 두 곳을 자국으로 편입하려 한다. 우크라이나는 당연히 이를 결사 저지하고 있다. #2.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4일 구글과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에 수백억 원씩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기업이 이용자의 충분한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중세 시대 서양 미술’을 다룬 미술시간. 화면에 뜬 중세 시대 그림을 감상하던 중 한 아이가 묻는다. “선생님, 왜 그림 속 사람들의 머리에서 빛이 나는 건가요?” 그러고 보니 각 그림마다 인물 가운데 몇몇은 머리 위에 둥근 해가 뜬 것처럼 빛이 난다. 선생님은 “남을 위해 자신을 …
미국의 법의학이 조그마한 상자 하나에서 시작됐다면 믿어지겠는가. 1940년대 만들어진 ‘손바닥 연구 모형’이란 상자를 살펴보자. 살짝 섬뜩할 수 있는데, 핏자국이 튄 벽지와 불탄 침대, 목을 매달아 숨진 시체의 미니어처가 세밀하게 표현돼 있다. 사건 현장을 재연한 것이다. 상자 크기는…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삶의 여러 지점에서 여러 차례 느꼈을 법한 의문이지만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필요하지만, 신기루처럼 잡히지 않는 주제에 도전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영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정신분석학과 사회학, 비교문학, 철학 등을 섭렵한…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2009년 8월 25일 오후 5시.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역사적인 첫 비행을 시작한 지 9분 만이었다. 나로호가 보내오는 데이터를 분석하던 연구원들에게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나로호 2단에 설치된 부품이 고도 177km 상공에서…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피비린내 나는 넷플릭스에 지친 걸까. 자극적인 내용이 가득한 유튜브에 질린 걸까. 요즘 유난히 여백이 많고 담백한 콘텐츠를 자주 찾는다. 책도 마찬가지다. 서사가 빽빽하게 가득 찬 것보단 숨 쉴 구멍이 있는 책에 손이 간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이병…
1893년 도쿄대학 의학부 교수 나가이 나가요시(長井長義)가 최초로 합성한 메스암페타민, 이른바 ‘필로폰’은 원래 노동자의 피로해소제로 널리 쓰였다. 원기를 회복하는 데에 쓰였던 필로폰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역할이 바뀐다. 군인의 각성제로 사용된 것. 특히 좁고 더운 탱크…
올해 마주한 책들 가운데 ‘제목’이 제일 부담스럽다. 모르는 이가 말을 걸어도 불편한데, 되레 얘길 건네 보라니. 지금껏 애한테도 그렇게 안 가르쳤다. 책을 읽고 주억거리고, 백번 옳은 말이라 공감한들 실천하진 못하리란 확신이 온몸을 파고든다. 이만한 거부감은 저자도 대충 예상…
#1.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괴뢰공화국 두 곳을 자국으로 편입하려 한다. 우크라이나는 당연히 이를 결사 저지하고 있다. #2.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4일 구글과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에 수백억 원 씩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기업이 이용자의 충분한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