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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부담스러운 다이어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바닷가에서 뽐낼 만한 몸매는 엄두도 안 낸다. 땀으로 흠뻑 젖은 티셔츠 사이로 삐져나오는 뱃살이라도 빼야 할 텐데…. 이런 맘으로 한숨을 쉬며 헬스장으로 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웬걸. “운동해서 살 뺀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얀 그루에의 ‘우리의 사이와 차이’를 읽었다. 이 책엔 장애를 지닌 언어학자의 성찰이 담겼다. 해외에선 자전적 에세이의 새로운 지평을 연 논픽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노르웨이 논픽션 부문으로는 최초로 북유럽이사회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출판계에서 장애에 관한 책이 주목받고, 장애…
‘한 달 무료 이벤트.’ 웬만하면 살면서 이런 말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다. 또 이런 이벤트에 혹해 넘어갔다가, 나중에 해지하려 해도 너무 방법이 험난해 애먹는 일도 꽤나 많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지쳐 나가떨어져 해지를 포기하기도 한다. 해지라는 목적지에 겨우 다다랐던 이라도 그…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설마 전쟁이 일어나진 않겠지’라고 여긴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켜 간 결과였다. 막연한 평화주의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이어진 평화에 세계가 익숙해진 탓일까. 정치철학자인 저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20, 21세…
거울을 깨고 싶었다. 피를 흘리고 싶었다. 그 대신 나는 화장실 구석에 주저앉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얼이 빠졌다. 의사에 입에서 나온 ‘정신증’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내가 미쳤다. 엄마가 들어와 내 등을 쓰다듬었다. “내가 미쳤어.” 나는 흐느끼며 말했다…
인류가 창조해낸 첫 번째 발명품은 뭘까. 영국 고고학자인 저자는 그건 ‘길’이라고 단언한다. 잉글랜드 북서부 산악지대에 있는 랭데일 바위에는 날카로운 돌로 새겨진 암각화가 있다. 약 5000년 전 신석기인들이 새겨 놓은 그림은 고대 채석장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길을 안내하는 표지였다.…
숲속 마을에 줄넘기 대회가 열렸다. 돼지가 토끼에게 물었다. “넌 왜 이 대회에 참가 안 하니?” 토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줄넘기는 나한테 너무 쉬워서 시시해”라고 답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장미꽃 우승 트로피를 본 순간 마음이 확 달라졌다. “내년엔 꼭 줄넘기 대회에 나갈 거야.”…
유년 시절의 아픔은 누구에게나 있다. 엄격한 부모님, 학교에서의 따돌림, 단짝 친구와의 이별…. 지금은 흐릿해졌지만 그때는 세상이 무너질 듯 마음이 요동쳤던 경험들이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로 활동해 온 저자가 처음 선보인 장편소설은 위태롭지만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짚어간다. …
“여기에 하루 종일 서 있으면 지루하지 않나요?” “예수님의 그림을 보고 삶에 대해 묵상하고 있죠.” 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미국 뉴욕의 성경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는 경비원과 저자의 대화다. 생존을 위해 다른 직업을 선택했지만, 경비원은 사기 사건 수사관을 꿈꿔 왔다. …
○ 생명 연에서 찾다(최병관 지음·최병관 사진·한울)=비무장지대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린 저자가 15년간 경기 시흥시 관곡지에서 연꽃을 찍으며 쓴 글과 사진을 엮은 책. 저자는 자연 그대로의 색과 형태를 사진에 담으며 생명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3만5000원.○ 당신이 지금껏 오해한…
어느 해변은 잔잔함이 싱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파도에 쓸려 온 해초가 썩어 비릿하고 역겨운 냄새가 코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도 있다. 지루하다 싶은 길, 크게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길이 나타날 땐 잠시 삶에 빗대어 보곤 한다. 길 또한 인생과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모양새가 …
서평(書評)은 글을 다룬 글, 곧 메타텍스트다. 타인의 글을 언급하는 만큼 더없이 섬세해야 하며, 객관성과 주관성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줄을 타는 지난한 작업이다. 저자 메리케이 윌머스는 ‘런던 리뷰 오브 북스(LRB)’의 공동 창립자이자 편집자. LRB는 1979년 창간돼 영국 최고의…
토요일 아침. 엄마는 아이를 아빠에게 맡기고 외출한다. 아이는 아빠와 놀이를 할 생각에 신이 났지만 아빠는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그때 뉴스를 검색해 보던 아빠가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는다. 결국 아이는 집 밖으로 나와 놀다가 길가에서 하얀 민들레 씨앗을 만난다. 아…
독일 표현주의 화가 가브리엘레 뮌터(1877∼1962)란 이름을 듣곤 러시아 태생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 멕시코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의 관계에서도 볼 수 있듯, 많은 여성 미술가는 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