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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한동안 한 유치원 어린이 TV 프로그램을 정신없이 본 적이 있다. 종이접기 프로그램이었는데, 비행기나 개구리를 접는 게 고작이었던 내게 가로세로 15cm의 색종이가 그의 손에서 갖가지 모양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마치 마술쇼를 보는 듯했다. 어른도 신기한데 아이들이야 오죽했을…
인종, 성 정체성, 젠더 문제에서 ‘정치적 올바름(PC)’을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가 광기라고 지적하는 문제작이다. 영국 언론인인 저자는 동등한 기회와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백인보다 유색 인종이, 이성애자보다 동성애자가, 남성보다 여성이 대우받는 현실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현대 산업 노동자들의 삶을 반영한 마술적 현실주의.” 황석영 작가(81)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영문판 ‘마터 2-10’)에 대해 영국 부커상 심사위원회가 인용한 해외 평론 중 가장 눈길이 간 부분이다. ‘마술적 사실주의’는 사실과 환상을 뒤섞는 문학 기법이다. 콜롬비아 작가…
모든 순간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손에 쥔 참치 캔의 단단한 감촉이, 밤하늘에서 내려오는 탐스러운 눈송이가, 자작나무 가지마다 핀 눈꽃이, 눈꽃을 물들이는 노란 가로등 불빛이, 맞은편 여자 기숙사 쪽에서 타박타박 다가오는 아담한 그림자가,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이, 흩어지는 입…
엄청난 노력과 인내 끝에 다이어트에 성공했는데 요요 현상이 와서 수포로 돌아갔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였다. 나는 의지 부족인가. 그렇지 않다. 뇌의 시상하부에 입력된 ‘설정된 체중값’이 호르몬을 통해 식욕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네덜란드의 내분비 전문의…
나란 존재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사람이다. 같은 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겉모습도 다르고 마음도 다르지만 함께 놀다 보면 달라도 문제 될 게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비슷한 점도 있다. 우리 모두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친구가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싸우게 …
“한두 번도 아니고 저희가 난처합니다.” 1982년 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라 접수를 시키며 미리 진료비나 수술비를 내야 진료가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응급실 근무를 하던 의사 선우경식(1945∼2008)은 “환자 치료비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어가는 동안 나는 죽음과 더 가까운 나이에 이르렀다. … 무엇을 잊지 않고자 노력해야 하는가. 그건 아이들의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다. 살고자 했던 삶이다.’ 은유 작가는 5월 16일 공개 예정인 에세이 ‘사랑이 안전한 세상을 위하여’에 이렇게 적었다. 2…
● 유튜브, 제국의 탄생(마크 버겐 지음·신솔잎 옮김·현대지성)=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가 유튜브를 파헤친 논픽션이다.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작은 동영상 사이트가 20여 년이 지나 세계 최대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겪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2만5000원.…
“모든 인플루언서가 구독자 0명에서 시작했습니다.” 어느 해 8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인플루언서 강의. 유튜브에서 전자 악기와 위스키를 주로 리뷰하는 유명 인플루언서인 강사 네이선(가명)이 이렇게 말하자 참가자 70명의 눈빛이 반짝였다. 강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효과적으로…
‘나 이제 노산도 아니고 ‘노오산’인데. 어쩌지?’ 43세에 계획에 없던 둘째를 임신한 저자의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신간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장편소설이다. 첫아이를 나이 마흔에 인공수정으로 어렵게 가졌는데 생각도 안 했던 자연 임신이라니…. 기쁘기보단 …
‘잘 먹어야 힘을 쓴다’는 말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체력, 골밀도가 실력과 직결되는 스포츠계에서 여성 선수들은 ‘잘 먹지’ 못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연구에 따르면 여자 대학 운동선수의 35%가 거식증의 위험에 처해 있다. 남자 선수의 비율(10%)을 3배 이상 뛰어넘는다. 이상…
큰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부서진 차 안에서 시체가 발견됐다. 얼마 후 사고로 죽은 사람에게 너무 많은 생명보험을 걸어 놓은 흔적이 발견된다. 혹시 이 사람은 사고의 희생자가 아니라 살인 범죄의 희생자였던 건 아닐까. 여러 의심이 드는 사고이지만, 사고 발생 시점은 이미 한참 지났다. …
● 자사고 진학부장의 입시고민 처방전 (장준혁·믹스커피)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가 있다면 부모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어느 학교가 좋을지 어떻게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 좋을지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고, 유튜브 등에서 정보를 찾아보려 하니 지나치게 많은 정보 때문에 오히려 필요한 정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