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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양대기청(NOAA) 소속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자 자격으로 5개월간 남극에서 생활한 젊은 생물학자가 생태 관찰기를 풀어낸 에세이다. 저자는 남극 대륙 리빙스턴섬 시레프곶에 첫발을 내디뎠던 순간을 회고하며 “내가 가는 이 길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고…
● 별의 무덤을 본 사람들(크리스 임피 지음·김준한 옮김·시공사)=블랙홀 연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논한다. 존 미첼, 아인슈타인, 로버트 오펜하이머, 스티븐 호킹 등 불가사의하고 신비로운 검은 천체를 좇아 기약 없는 연구를 감내한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2만 원. ● 수학지…
NFT, 메타버스, 챗GPT. 지난 몇 해 동안 디지털 트렌드를 뒤흔든 주요 기술들이다. ‘정보의 홍수’를 넘어 폭포수가 되어 우리의 삶에 쏟아지는 기술과 빛의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IT 트렌드 2024’는 일종의 분석 보고서로 디지털 트…
“귀하가 점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경매가 신청되어….” 2021년 7월 5일, 여느 때처럼 취업 면접을 본 뒤 밤늦게 귀가한 취업준비생 앞으로 법원의 안내문 한 통이 날아왔다. 안내문은 그의 집뿐 아니라 빌라 층마다 모든 집의 현관문에 붙어 있었다. 책상 서랍…
“세상을 바꾸는 건 비관주의자가 아닌 낙관주의자”라는 한 스타 강사의 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면 환자’라고 조소하던 사람들이 오랜 시간 빠져 있던 염세와 제자리걸음의 굴레에 스스로도 염증을 느껴서일지 모르겠다. 책은 …
인간의 유전자는 우리가 살게 될 운명을 그려 놓은 지도일까, 아니면 노력과 극복으로 바꿀 수 있는 밑그림일까. 기존 유전학은 찰스 다윈(1809∼1882)의 진화론에 근거해 모든 것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후성유전학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미국 영문학자 엘리스 헬퍼드는 서양 문학의 모든 이야기는 “인간, 역사, 진실”이라는 세 개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역사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이야기, 혹은 인간이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역사를 만드는 이야기, 이런 것이 서양 문학의 본원적인 서사구조라는 것이다…
죽음이 우리를 위로하고, 슬프다, 살게 하니,/그것은 인생의 목적이요, 유일한 희망/선약처럼 우리를 들어 올리고 우리를 취하게 하고,/우리에게 저녁때까지 걸어갈 용기를 준다.//폭풍을 건너서, 눈을, 서리를 건너서,/그것은 우리네 캄캄한 지평선에서 깜박이는 불빛./그것은 책에도 적혀 …
어릴 적 동네에는 봄이 되면 배추흰나비, 노랑나비 등 나비가 지천이었다. 여름에는 하늘소를 잡기 위해 나무를 타고 올라갔는데, 두세 그루만 올라도 10여 마리는 금방 잡을 수 있었다. 늦여름부터 보이기 시작한 잠자리는 얼마나 많은지, 거짓말 안 보태고 잠자리채를 허공에 몇 번 휘두르기…
한 여자아이가 벤치에 앉아 투덜댄다. “마음에 드는 옷인데 찢어져 버렸네.” 그러다 맞은편 잔디밭에 앉은 까마귀를 보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까마귀는 따분해 보여. 모두 똑같이 까만색이라.” 까마귀는 여자아이를 비웃으며 말한다. “그게 뭐 어때서.” 깜깜한 밤엔 모두가 새까맣게 보…
당나라에서 통일신라로 향하던 배에서 한 상인이 살해됐다. 갑판에 쓰러져 있는 시신의 목엔 졸린 흔적이 짙게 남아 있고, 몸 뒷면은 멍이 들어 있었다. 뒤에서 누군가 올라타 목을 조르며 무릎이나 발로 누른 듯했다. 누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을까. 유학을 떠났다가 고국으로 돌아가던…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권력자다.” ‘권력’이란 단어에선 흔히 부패하기 쉽고, 남들 위에 군림하거나 극히 일부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힘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저자는 권력이란 개인의 카리스마, 부, 명예, 매력과는 관련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회적 관계 속에…
● 슬픔의 파도에서 절망의 춤을(에미 닛펠드 지음·이유진 옮김·위즈덤하우스)=미국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가 구글 엔지니어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에세이. 가난과 학대, 약물 중독에 맞선 저자는 “다시 없을 지옥, 그러나 이것이 내겐 최선의 시나리오였다”며 과거를 끌어안았다. …
김가영 작가는 세 살 때 ‘근위축증’ 진단을 받았다. 휠체어 위에서 생활하며 여덟 살 때 아버지를 따라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 25년째 살고 있다. 멀리 여행도 갈 수 없고 학교에 다닐 수도 없던 작가의 유일한 취미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작가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