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히도 환경이 정치가 됐다. 3대 정권(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을 넘나들며 뜨겁게 휘발성을 유지해온 4대강 사업이 곧 화염으로 번질 태세다. 비극의 전조는 2019년 2월 21일에 엿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환경부는 ‘금강·영산강 자연성 회복의 첫걸음, 보 처리방안 제시’라는 제목의 …
‘신동아’ 3월호는 “2018년 11월 잠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부부의 고교생 딸(17)이 북한에 강제송환됐다”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증언을 보도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11월 10일 로마 인근 북한대사관을 탈출하면서 딸을 함께 데려나오려고 했으…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여권의 성향과 의중을 반영하는 무게감 있는 대북전략통으로 통한다. 최근 정 전 장관을 만나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배경과 향후 남·북·미 움직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오늘도 미세먼지가 극심하네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불발의 후폭풍이 한미연합훈련을 삼켜버렸다. 군사 전문가들은 회담 결렬로 3월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될 줄 알았다. 그러나 정반대로 키리졸브, 독수리,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이 모두 종료되고 말았다. 3대 한미훈련은 유사시 한국을 방위하고 통…
야근을 마치고 집 안에 들어서니 컴컴한 거실에 익숙한 양념냄새가 진동했다. 불을 켜 보니 아니나 다를까 식탁 위에 양념통닭 상자가 놓여 있다. 군데군데 양념이 묻은 흰 상자 안에는 통닭 서너 조각이 황금 알처럼 반짝거렸다. 턱 아래 침이 고였다. 아내와 아이들이 먹다가 남겨놓은 것이…
학창 시절 누구나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서 “공부 열심히 해서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일자리를 가져야 인생이 핀다”는 조언을 여러 차례 들어봤을 것이다. 선망의 대상이자 부러움을 사던 전문직 종사자들이 최근 ‘유튜버(유튜브 활동가)’로 변신하고 나섰다. 과거에도 동영상 …
1월 17일 새해 벽두부터 ‘이러다 나라 망하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초로 0명대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다. 1970년만 해도 가구당 아이 수가 다섯 명 안팎인 게 보통이었다(합계출산율 4.53). 이제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선 일정량의 비가 필요하듯이, 이국땅에서 잘 지내기 위해선 얼마간의 역경이 불가피하다. 요즘 한국은 여러 나라 사람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찾아오는 허브국가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학위에서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회가 세계의 다양한 포…
1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경기 포천시민 1만3000명이 모였다. 군 사격장 이전 및 지역 개발을 위한 국책사업 시행을 요구하는 ‘실력 행사’였다. 이들은 특히 지하철 7호선 양주 옥정-포천 구간 19.3㎞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뜻이 받아들여지…
지난 1월 말, 주요 IT전문지와 해외 일간지들을 떠들썩하게 한 소식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한다는 것. 이는 삼성전자가 한국과 유럽, 영국 특허청에 블록체인 상표를 출원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널리 확산됐다. 한때 국내외에서…
비록 손바닥만 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 연말 간단한 ‘임금 협상’을 했다. 직원들을 한 명씩 편의점 창고로 불러 올해 얼마를 받고 싶은지 물었다. 2019년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으로 예고돼 있었다. 짜 맞추기라도 한 듯 직원들은 8500원을 이야기했고, 나는 흔…
2월 16일 정오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문 앞은 쌀쌀한 날씨 탓인지 을씨년스러웠다. 화물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개화파 박영효가 만든 태극기가 독립문에 돋을새김 돼 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남자가 피켓을 들고 서 있다. 1896년 독립협회를 …
과학의 발전이 폭주에 가깝다. 덕분에 인간의 삶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전화가 컴퓨터와 일체화된다는 것이 그저 생소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지구 반대편으로 출장 간 남자친구와 영상통화를 하는 것 또한 불과 얼마 …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이병태(59)의 언어는 투명하다. 부러 논쟁을 피하지 않고, 애써 결기를 감추지 않는다. 권부(權府)의 위선과 모순을 저격하는 데 이 투명함은 적격이다. 2017년 10월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가 자신의 태도를 …
1월 31일 오전 11시 30분,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도시인 팰로앨토의 한 기찻길 건널목에 섰다. 차단기에 달린 빨간 등에 불이 켜지더니 서서히 차단기가 내려왔다. 멀리서 캘트레인(Caltrain) 열차 한 대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캘트레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실리콘밸리 남부를 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