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태어나 처음으로 개 문상(問喪)을 해봤다. 진정으로 슬픔에 찬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아, 저 친구는 한 마리 개를 잃은 게 아니라 진짜 가족을 잃었구나, 초롱이와 함께 한 시절을 보냈구나! 그 후로 개를 잃고 흐느끼는 사람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내년 총선 때 자기 세력을 많이 당선시켜 ‘대권 가도의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을 구축하려 하는지 모른다. 친박근혜계는 속으로 이렇게 걱정한다고 한다. ‘총선 후 김무성계가 확대되고 친박계가 몰락하면 박 대통령은 레임덕에 접어들고 친박계 대선주자는…
“자, 3번 문제. 이런 문제의 포인트는 사역동사예요. 5형식 다들 기억하고 계시죠? 메이크(make)는 강제, 해브(have)는 부탁, 렛(let)은 허락으로 강도 차가 있다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집중하세요. 목적어와 목적보어 관계가 능동적 주술관계면 무엇을 사용하죠? 동사원형이…
평생 면접을 보는 시대다. 과거엔 면접이 입사 면접 한 번으로 끝났다. 이제는 대학에 들어가려 해도 여러 번 면접을 거쳐야 한다. 입사 면접은 수십 번 감내해야 한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다보니 이직 면접, 재취업 면접도 흔하다. ‘평생 면접’ 시대 난도 또한 날로 높아진다. 옛…
수년 만에 경주를 찾아가면서 든 생각은 놀랍게도 이곳에서는 영화를 거의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도(古都)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상한 홀대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고도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현대극에는 적합한 공간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도는 그래서 영…
10월 5일 일본, 미국, 캐나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맺는 데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역내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전 세계 GDP의 40%에 해당하는 31조 달러나 된다.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
이탈리아 밀라노와 가까운 말펜사 국제공항을 출발해 서쪽으로 향한다. 150km를 달리면 토리노(Torino)에 닿는다. 21세 안현수가 쇼트트랙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2006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다. 국도를 빠져나와 A4번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오른쪽 차창 너머로 알프스 산봉우…
“백남준을 아십니까.” 2015년이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면 아마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백남준이 누구냐고요? 에이, 잘 알죠. 비디오 아트 창시자잖아요. 옛날에 경복궁 옆에서 갓 쓰고 굿도 했지 않아요?” 이렇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그를 기억…
스트레스 받는다, 열 받는다, 실제로 열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대부분 열은 심폐를 지나 빠져나가고 일부는 남는다, (우리 몸의) 폐포는 5억 개다, 5억 개의 방이 있는 셈이다, 방을 지나다 잔열이 있으면 적열(積熱)이 생기고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 나온다, 코코르티솔의 혈중농…
서울 중구는 수도 서울의 중심이다. 많은 도시 기능이 강남으로 옮겨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금융, 유통, 교통, 패션,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중추 기능을 한다. 상주인구는 12만6000여 명이지만, 상주근로자는 39만 명, 하루 유동인구는 무려 350만 명이다. 주간(晝間) 인구지수도 …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글로벌 자본주의 역사상 최대의 획기적 사건이다. 그 여파로 세계 경제는 대불황(great recession)을 겪었다. 위기 전과 후는 세계경제에 상전벽해의 변화를 가져왔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완전한 회복을 이룬 나라는 거의 없다. 세계는 지금 ‘새로…
1세기는 세계화와 상호의존의 시대이고 지구촌이 하나로 통합되는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이 자리 잡은 동아시아는 아직도 국가들 간에 영토 및 역사 분쟁, 그리고 민족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분단된 한반도는 세계 최강국들이라 할 미·중·일·러 4국에 둘러싸였다. 그래서 한…
“자, 3번 문제. 이런 문제의 포인트는 사역동사예요. 5형식 다들 기억하고 계시죠? 메이크(make)는 강제, 해브(have)는 부탁, 렛(let)은 허락으로 강도 차가 있다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집중하세요. 목적어와 목적보어 관계가 능동적 주술관계면 무엇을 사용하죠? 동사원형이…
막바지 여름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말, 잠을 자던 중학교 1학년 정모 군은 새벽녘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깼다. 육중한 체구의 남자가 자신의 몸에 올라타 양손으로 목을 조르고 있었던 것. 합기도 유단자인 정군은 반사적으로 배치기를 해서 상대를 쓰러뜨렸다. 남자의 정체는 정군이 …
미래학자는 미래를 가능미래와 선호미래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예측한다. 가능미래는 올 것 같은 미래이고, 선호미래는 왔으면 하고 바라는 미래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다수의 사회 구성원이 바라는 미래가, 올 것 같은 미래로 믿어지는 경우다. 이런 사회의 시민들은 자신감 있고 진취적인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