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파이시티 외에도 여러 기업에서 수억 원을 받은 정황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가 포착하면서 이 돈을 그동안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59)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이 회장은 귀국을 미루며 현지에서 검찰 조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한 측근은 “이 회장은 당초 지난달 28일에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검찰 수사 소식이 들린 뒤부터 전화 통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른바 ‘영포라인’으로 분류된다. 포항고 총동창회장과 프로축구팀 포항 스틸러스 후원회장을 지내는 등 포항에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또 각종 지역사회 후원 사업에도 이름을 올려 지역에서는 탄탄한 기반을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이 운영하는 기계설비 공사업체 제이엔테크는 현 정권에서 사세가 급성장했다. 실제로 2006년과 2007년 매출이 각각 25억 원과 27억 원이었지만 2010년에는 226억 원으로 8배 가까이 커졌다. 다른 업체와 비교해 특별히 차별화한 기술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제이엔테크의 매출이 급성장한 것을 두고 포항 지역에서는 ‘이 회장이 MB(이명박 대통령) 정부 실세인 이상득 의원과 그의 보좌관 출신인 박 전 차관의 지원으로 사업이 크게 확장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포스코와 거래하는 제이엔테크의 급성장에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고 보는 이유는 박 전 차관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인연 때문이라는 평가도 많다. 정 회장이 포스코 회장에 오르는데 박 전 차관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업계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얘기다.
이 회장은 4·11총선에서 대구 중-남에 출마한 박 전 차관의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한 포항 지역 관계자는 “박 전 차관과의 친분이 그만큼 깊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 회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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