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또 정권비리 연루 구설수… 주인없는 설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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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이 파이시티 시공… 제이엔테크는 포스코 협력사
정권 바뀔 때마다 의혹 제기… 대주주 없다보니 외풍 못막아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검찰 수사로 포스코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재계 순위 6위(공기업 제외)의 기업이지만 ‘주인 없는 회사’라는 태생적인 약점으로 정권 움직임에 민감한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포스코는 검찰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박 전 차관의 금품 수수 의혹에 연루된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이 포스코 협력회사 대표이고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파이시티 시공사로 단독 선정됐다. 전기설비 생산설비 건설 등을 담당하는 제이엔테크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매출이 급증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일감을 몰아준 것이 아니라 제이엔테크의 정상적인 영업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이라며 “제이엔테크는 수많은 협력회사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정권 실세 관련 의혹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박 전 차관(당시 국무조정실 차장)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구택 회장은 1년 2개월의 임기를 남기고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했다.

또 2002년에는 유상부 당시 회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씨를 만난 뒤, 포스코 계열사들이 체육복표 사업자인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의 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구입하게 시켰다는 의혹으로 인해 유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포스코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 이는 것은 2000년 민영화 된 뒤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가 돼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인이 없다 보니 포스코는 정권 교체 때마다 많은 외풍(外風)과 의혹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만제 유상부 이구택 전 회장은 정권 교체 등과 맞물리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여기에 협력회사가 많은 철강업종의 특성상 이권을 둘러싼 각종 민원이 많고, 본사가 있는 경북 포항이 현 정권 실세들이 포진한 ‘영포라인’의 무대라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최시중#박영준#파이시티금품수수#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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