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이 9월 정기인사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 대사를 일제히 바꾸기로 했다. 최근 영토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감안한 인사로 해석된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에는 벳쇼 고로(別所浩郞·59) 정무담당 외무심의관이 내정됐다. 벳쇼 심의관은 1975년 외무성에 들어와 북동아시아과장 국제협력국장 종합외교정책국장 등을 지냈고, 외무차관과 주중대사 물망에 올랐던 중량급 인사다.
한국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37년의 재임 기간 중 아시아담당 경험은 주인도네시아 대사관 1등 서기관, 북동아시아과장 등 모두 5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63) 현 주한 일본대사가 부국장급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중량감은 의미가 크다.
요미우리신문은 “차관급 인사를 기용함으로써 냉각된 일한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국 외교소식통도 “고위급 인사일수록 정무적 판단의 재량이 크다”며 “벳쇼 외무심의관을 주한 일본대사로 내정한 것은 한국에 대한 비중을 한 단계 높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중 일본대사에는 니시미야 신이치(西宮伸一·60)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을 내정하고 중-일 국교정상화 40주년 기념일(9월 29일) 이후인 10월에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73) 주중 일본대사는 올해 6월 “도쿄 정부의 센카쿠(尖閣) 열도 매입은 일중 관계에 극도로 엄중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해 정치권의 반발을 샀다.
주미 일본대사로는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60) 사무차관이 낙점됐다. 일본이 외무성 차관 경험자를 주미 대사로 기용하는 것은 2001년 이후 11년 만이다.
일본이 한국 미국 중국 3국 대사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후지사키 이치로(藤崎一郞·65) 주미대사가 지난해 하반기에 사의를 표명해 인사 수요가 생긴 상태에서 외교 갈등이 부각되자 아예 주한, 주중대사를 함께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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