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일본 총리 관저 내 기자회견장. 하루 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일본인 10명이 상륙한 것을 두고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과 기자들 간의 질의응답이 오갔다.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기자)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일본)는 센카쿠 열도를 유효 지배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해결해야 할 영유권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정부 관계자 외에 누구도 센카쿠 열도에 상륙해서는 안 된다.”(후지무라 장관)
―중국에서 맹렬하게 항의하고 있다.(기자)
“중국 정부와 대만 당국이 외교 루트 등을 통해 센카쿠 열도에 대한 독자적인 주장에 근거해 우리(일본) 정부에 항의했다. 우리는 기본 입장을 말했고 두 나라의 항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후지무라 장관)
기자회견장을 한국 외교통상부로 바꾸고 센카쿠 열도를 독도로 대체하면 낯익은 장면이 된다. 단지 일본의 처지만 180도 달라진다는 차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독도를 방문하자 일본은 과도하게 반발하며 동원 가능한 모든 대응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센카쿠 문제를 두고 중국과 대만의 항의를 무시하는 일본은 한국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경비대원과 주민까지 살고 있는 독도를 바위섬에 불과한 센카쿠와 비슷한 영토분쟁 대상인 것처럼 만들려고 시도하면서 자국에 유리한 주장만 내놓았다. 일본의 ‘영토 야욕’이 빚어낸 이중적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한 기자가 ‘중국에서 반일 데모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자 후지무라 장관은 “대국적으로 어떤 영향(문제)이 생기는 것은 일중 모두 바라지 않고 있다. 일중관계가 중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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