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 공동 제소 제안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본격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일본 외무성은 22일 오후 3시 반부터 일본 프레스센터에서 도쿄에 상주하는 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독도 문제 10문 10답’ 등 자료를 배포했다. 일본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외신 기자를 상대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처음이다. 회견은 이날 오전 11시 25분경 e메일을 통해 고지됐다.
사토 마사루(佐藤優) 외무성 국제보도관은 회견에서 16세기에 출판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첨부된 지도인 ‘팔도총도(八道總圖)’를 복사해 나눠주며 “울릉도 서쪽에 우산도(독도)가 그려져 있는 걸 보면 한국이 생각하는 우산도는 독도가 아니고, 한국은 역사적으로 진짜 독도를 알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팔도총도에 쓰시마(對馬) 섬(대마도)이 조선 땅으로 표시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주장은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리고 있는 셈이다.
사토 보도관은 한 외신 기자가 일본이 점유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독도를 비교해 질문하자 “센카쿠 열도에는 영토 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 기자가 다시 “한국도 ‘독도에 영토 분쟁이 없다’고 말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이번에는 “두 가지 문제는 비슷해 보이지만 배경이 다른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날 50석 규모의 회견장에는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 등 도쿄 주재 외신 기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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