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도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을 빌미로 본토와 떨어진 섬(낙도·落島) 방위를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최근 낙도 방위를 상정한 대규모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이르면 다음 달 센카쿠 국유화도 결정지을 예정이다. 중국도 이달 초 남중국해 연안에서 군사 훈련을 벌여 양국 간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지는 형세다.
도쿄신문은 27일 일본 정부가 센카쿠를 9월 중 국유화하기로 하고 소유주와 본격 교섭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중국이 센카쿠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국가의 관리 아래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소유주를 설득하고 있다. 매입 금액은 20억 엔(약 288억 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소유주는 언제 정권이 바뀔지 모르는 정부보다 도쿄도에 센카쿠의 3개 무인도를 팔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에 파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도가 센카쿠 측량을 위한 목적으로 센카쿠에 상륙하는 것은 허가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중국의 반발을 고려한 결정이다. 하지만 도쿄도는 정부 허가가 나지 않아도 이번 주 중에 센카쿠로 출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주의자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도 10월경 직접 센카쿠를 방문할 계획이어서 정부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일본 방위성은 2013 회계연도 예산 요구안에 4대의 수륙양용장갑차를 구입할 약 30억 엔을 포함시킬 방침이라고 산케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수륙양용장갑차는 나가사키(長崎) 현 사세보(佐世保) 시 주둔 육상자위대에 배치돼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난세이(南西) 제도 방위에 투입된다.
일본은 수륙양용장갑차를 평화헌법이 금지한 ‘공격용 무기’로 해석해 지금까지 도입하지 않았다. 산케이신문은 한 방위성 간부가 “빼앗긴 섬에 상륙하려면 장갑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은 26일 시즈오카(靜岡) 현 히가시후지(東富士)연습장에서 자위대 육해공 합동으로 최대 규모의 실탄사격훈련인 ‘후지종합화력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매년 실시되지만 낙도가 공격받는 상황을 가정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훈련에는 자위대원 2400여 명과 전차 및 장갑차 80대, 항공기 30대, 해상 자위대의 P-3C 초계기와 F-2 전투기가 참가했다. 사용된 실탄도 44t에 달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해 중국도 군사 훈련을 벌이며 일본을 압박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26일 난징(南京)군구가 이달 8일 해공군 합동 상륙 훈련을 했다고 공개했다. 남중국해 연안에서 실시된 이번 훈련은 전투기의 엄호 아래 상륙부대가 기뢰를 피해 해변을 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보도가 방미 중인 차이잉팅(蔡英挺) 해방군 제1부참모장이 24일 워싱턴에서 미국에 댜오위다오 문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한 직후 나왔다는 데 주목했다. 마카오의 군사평론가 앤터니 웡 둥 씨는 “현재 양안 간의 우호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번 훈련은 대만이 아닌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며 “중국은 이미 끝난 훈련을 뒤늦게 공개함으로써 댜오위다오 영유권에 대한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고 일본 측에 자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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