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통해 후진타오에 전달… 李대통령엔 외교 결례 논란
日야권 “조기총선 약속 위반”… 노다 문책결의안 참의원 제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한국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교도통신과 NHK방송 등 일본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하지만 노다 총리가 한중 양국 정상에게 친서를 보내는 과정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이날 중국을 방문하는 야마구치 쓰요시(山口壯) 외무성 차관을 통해 후 주석에게 친서를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국에 예의를 갖춘 반면에 이 대통령에게는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이경수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전달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용 사본도 첨부하지 않았고 친서 전달 30분 만에 외무성 홈페이지에 내용을 공개하는 등 외교 관례에 크게 어긋나는 결례를 범했다.
노다 총리는 후 주석에게 보낸 친서에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에 우려를 표시했다. 또 양국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전략적 호혜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어 센카쿠와 북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고위급 간 냉정한 대화로 풀어 나가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에 보낸 친서는 이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시하는 항의성 내용이 주를 이뤘다. 또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로 표기해 친서의 저의를 의심케 했다.
한편 일본 자민당과 공명당은 중의원 해산과 총선 약속을 지키지 않은 노다 총리 문책결의안을 이날 참의원에 제출하고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결의안이 가결돼도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야권의 반발이 거세져 국정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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