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각수 주일 한국대사가 이날 도쿄에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동한 후 외교통상부 안호영 1차관이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를 비공개로 만나 현안을 협의했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둘 다 일본 측의 요청에 따른 만남이었다고 한다.
고위급 외교채널이 서울과 도쿄에서 같은 날 동시에 가동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독도 및 과거사를 둘러싸고 진행된 외교 갈등을 봉합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후 3주 정도 계속된 한일 외교 갈등이 진정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차관은 이날 오후 늦게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무토 대사를 만났다. 두 사람은 독도 및 과거사 문제를 포함해 한일관계 전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갈등 타개책이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7일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제의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상회담 제의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양국이 뭔가 합의하거나 그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 대사는 이날 오전 외무성에서 사사에 사무차관과 30분 정도 만났다. 사사에 차관은 “서로 소통을 강화하자”고 말했다고 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한편으론 사사에 차관이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 문제를 단독 제소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는 통보를 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한편 외교부는 다음 주까지 해외공관 160여 곳에 영어와 프랑스어, 일본어, 아랍어 등 10개 언어로 된 독도 홍보물 35만 부를 배포한다고 31일 밝혔다.
정부가 독도 홍보물을 이렇게 대규모로 한꺼번에 배포하는 것은 처음이다. 또 각 공관에 지정돼 있는 독도담당관에게 대응지침을 내려 보냈다.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1800여 개 한글학교에 독도 교재를 배포할 방침이며 독도를 알리는 영문 홈페이지 제작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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