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기림비-뉴욕총영사관에… 연이틀 日 극우단체 소행 추정
조지프 나이 등 안보전문가들 “日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
미국에서 이틀 동안 말뚝과 스티커를 이용한 ‘독도 테러’가 연달아 3건이 발생하자 재미동포는 물론이고 미 정치인들까지 비난하고 나섰다. 미 안보전문가들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 의견의 부상 등을 두고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증거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27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의 한국총영사관 민원실 현판 밑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문구가 적힌 하얀색 말뚝이 발견됐다. 26일 뉴저지 주 팰리세이즈파크 시 시립도서관의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옆에서 같은 말뚝이 발견된 이후 하루 만이다. 이 말뚝은 올해 6월 서울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형태여서 극우 일본인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뉴욕총영사관 민원실 현판 밑에 부착되어 있던 ‘日本國竹島(일본국다케시마)’라는 스티커까지 포함해 이틀 동안 ‘반한(反韓) 사건’이 3차례나 발생하자 현지 경찰은 증거물을 수거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위안부 기림비가 있는 팰리세이즈파크의 제임스 로툰도 시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미국 시민을 향한 ‘야만적 테러’로 규정했다. 그는 “조사를 통해 인종이나 증오 관련범죄로 확인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 뉴욕 경찰과 공조해 이 사건들의 연관성과 조직적인 범죄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뉴욕 선거구에서 22선을 기록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지한파인 찰스 랭글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26일 성명에서 “위안부 기림비를 훼손하는 것은 (한국인의) 아픈 기억에 더 큰 상처를 주는 행위이며 상식에 벗어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전 미 국방부 고위 관리였던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26일 일본 도쿄에서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영토 분쟁 상황에서는 인기에 영합하려는 국수주의자들이 나서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나이 교수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최근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부상하는 것과 일본 최고위급 정치인들의 잇따른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 등도 군국주의 부활의 증거로 여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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