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파문/팩트 체크] 尹 “인턴과 30분 술자리” 바텐더는 “2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3일 03시 00분


성추행 윤창중의 7일 밤∼8일 새벽 행적 추적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실체와 관련해 여성 인턴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증언 가운데 무엇이 진실에 가까울까.

7일(현지 시간) 오후 9시 반∼8일 오전 6시 윤 전 대변인과 인턴 사이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시간 순서에 따라 추적해보았다.

①허리 툭? 엉덩이 툭? 엉덩이 잡아?

윤 전 대변인이 여성 인턴을 데리고 술을 마신 장소는 W워싱턴DC호텔 바다.

윤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30분 정도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눴으며 나올 때 ‘앞으로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며 허리를 툭 한 번 친 것이 전부”라면서 “위로와 격려의 제스처였다”고 주장했다.

또 “테이블이 상당히 길었다. 옆에는 운전사가 앉고 건너편에 가이드(인턴)가 앉았는데 어떻게 성추행이나 폭언을 할 수 있겠느냐”며 “다만 미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를 본 인턴 A 씨(21)는 경찰 조사 등에서 윤 전 대변인이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보고서에도 윤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 buttocks without permission)”고 나와 있다.

윤 전 대변인도 귀국 직후 민정수석비서관실 조사에선 엉덩이를 만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선 신체 접촉은 인정하되 허리로 부위를 한정하고 문화적 차이를 운운하며 빠져나가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총영사관 관계자는 “처음 보는 인턴들의 등을 안는 등 과도한 스킨십에 많은 사람이 눈살을 찌푸렸다”고 말했다.

②동석 운전사의 진술


윤 전 대변인과 A 씨의 술자리에 동석했던 운전사는 대사관이 현지 렌터카 회사에서 차량 수십 대를 빌릴 때 함께 지원된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운전사는 성추행 장면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운전사가 화장실 등을 오가며 자리를 비웠을 수도 있고, 세 사람이 오가며 이동하는 순간 은밀하게 성추행이 일어났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③윤 전 대변인 밤새 술 마셨나?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와 30분 동안 술을 마시다 숙소로 돌아왔다”고 밝혔지만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호텔 바텐더는 “두 시간 정도 앉아 있었다”고 기억했다.

윤 전 대변인은 최소 두 차례 술에 취한 채 숙소인 페어팩스엠버시로호텔에 들어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0시 30분경 윤 전 대변인이 상당히 취한 모습으로 호텔에 돌아왔다”며 “프레스룸에 10분 정도 앉아 술을 더 마셔 ‘이제 그만 들어가시는 게 좋겠다’고 말한 뒤 엘리베이터를 태워 보냈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8일 오전 4시 반경 다시 취한 채로 호텔로 돌아오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목격됐다. 인사를 건네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할 정도였다는 것. 이 때문에 윤 전 대변인이 1차 술집이나 제3의 장소에서 많은 술을 마셨고, 호텔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 술을 마시는 등 밤새 술을 마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현지에선 윤 전 대변인이 8일 새벽 지인들과 한인 밀집지역인 애넌데일에서 추가로 술자리를 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④피해자를 방으로 불렀나?


윤 전 대변인과 A 씨의 증언이 가장 엇갈리는 대목이다.

윤 전 대변인은 “바에서 돌아올 때 아침에 모닝콜을 넣어달라고 했다”며 “노크 소리가 들려서 (모닝콜 요청 사실을 잊고) 긴급한 브리핑 자료를 가져다주는 줄 알고 문 쪽으로 뛰어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이드(인턴)가 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고 문을 열어보니 앞에 있어서 ‘여기 왜 왔어’라고 말하고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는 윤 전 대변인이 새벽에 전화를 걸어 서류를 가져오라고 했고, 오지 않자 다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이 A 씨를 방으로 불렀는지는 둘만 아는 문제다.

⑤속옷 차림? 노팬티?

A 씨는 “(윤 전 대변인이) 거의 알몸 상태였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샤워를 마치고 얼떨결에 속옷 차림으로 나간 것은 제 불찰”이라고 했다. 속옷은 입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앞서 민정수석실 조사에선 “노팬티였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옷을 상의만 걸친 상태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윤 전 대변인 방에 다녀온 뒤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전날 일은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번 일은 못 넘어가겠다. 아침에도 술 냄새가 진동을 하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재 기자·워싱턴=신석호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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