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찰, 女인턴 추가조사… 호텔방 성추행 진술 받은듯”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6일 03시 00분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 밝혀 “윤창중의 반박도 참고자료 될것”
美, 사건당일 ‘尹 성추행’ 공문 전달

15일 오후 경기 김포시 장기동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 취재진의 촬영 장비들이 줄지어 서 있다(왼쪽). 윤 전 대변인의 우편함에는 찾아가지 않은 우편물만 쌓여 있었다. 김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5일 오후 경기 김포시 장기동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 취재진의 촬영 장비들이 줄지어 서 있다(왼쪽). 윤 전 대변인의 우편함에는 찾아가지 않은 우편물만 쌓여 있었다. 김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14일(현지 시간) “미국 경찰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성추행을 당한 여성 인턴의 자세한 진술을 추가로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그 안에 8일 새벽, 숙소인 페어팩스호텔에서의 상황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8일 오전 8시 반 문화원 여직원의 신고를 받고 사건 현장에 출동해 사건을 접수한 뒤 피해 인턴 등을 상대로 추가 진술을 충분히 받았을 것으로 본다”며 “8일 새벽 페어팩스호텔 윤 전 대변인의 방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진술조서에 담긴 피해 인턴의 주장이 경찰 수사와 윤 전 대변인에 대한 법적인 처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사관의 다른 관계자는 “경찰이 사건 초기에 공개한 보고서는 그야말로 기본적인 신고 내용만을 적은 것으로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사건의 전말에 대한 피해자의 주장을 담은 진술조서는 규정상 외부에 그 내용을 확인해 주거나 공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관 관계자들은 “피해자 진술조서와 함께 W워싱턴DC호텔 바와 페어팩스호텔 복도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 물리적 증거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을 것”이라며 “사건이 공개된 뒤에 나온 한국 언론의 기사와 윤 전 대변인의 반박 등도 경찰의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사안의 성격상 그렇게 많은 수사 인력이 필요하지 않고 한국의 요청이 있었던 만큼 수사 기간도 그다지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 경찰이 파악한 피해 인턴의 진술과 한국 정부가 확보한 윤 전 대변인 진술의 차이를 어떻게 대조하고 진상을 규명하느냐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통보하는 공문을 8일 오후 3시 주미 한국대사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간 방미단은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었으며 대사관 측이 기내의 최영진 주미대사에게 위성전화로 공문 사실을 전했다는 것. 공항 현장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배웅하기 위해 미 국무부 당국자가 나와 있었고 최 대사는 이 인사를 통해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전해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 대사와 이남기 홍보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기내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인턴과 문화원 여직원이 사건을 신고한 시간은 8일 오전 8시 12분이었다고 SBS가 미국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반경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18분 만에 현장에 신속하게 달려온 셈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윤창중#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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