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그레고리 교수 “서비스업도 제조업… 정의부터 바꿔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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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혁신 ‘골든타임’]<9>꺼져가는 성장동력 불씨를 살려라
생산기술 권위자 英 그레고리 교수
“좁은 땅-교육열 등 英과 닮은 한국… 기술집약적 산업서 먹거리 찾기를”

“영국은 현재 제조업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만드는 중입니다. 과거 제조업의 개념이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했다면 지금은 디자인 마케팅 엔지니어링 등 생산에 필요한 서비스 업종까지도 모두 포함하게 된 것이죠.”

7월 1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난 마이클 그레고리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사진)는 제조업 육성 정책을 마련하려면 산업의 정의부터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단순히 생산설비 투자만 유도하는 제조업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생산기술 분야의 세계적 구루로 꼽히는 그레고리 교수는 이날 산업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조업의 현재와 미래’ 국제 세미나에서 ‘영국 제조업 정책의 영향과 교훈’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레고리 교수는 “사람들은 흔히 18세기 중반 산업혁명을 이뤄냈던 영국의 제조업이 몰락했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섬유 등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은 줄어든 반면 항공 소재 제약 등 고부가가치 산업은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제조업의 무게중심이 옮겨갔을 뿐이라는 말이다. 영국은 세계 항공엔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롤스로이스, 글로벌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아스트라제네카, 다국적 생필품기업 유니레버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제조업 분야에서 자동화와 전산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단순 생산직은 줄어들었지만 고급 엔지니어링 인력 수요는 크게 확대된 점에 주목했다. 그레고리 교수는 “제조업 구조가 바뀌면 생산시스템을 관리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엔지니어링 인력이 가장 절실하다”며 “기초과학 역량을 적기에 산업기술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레고리 교수는 “한국과 영국은 좁은 국토, 부족한 자원, 높은 교육 수준 등 여러 면에서 닮았다”며 “한국 역시 영국처럼 기술집약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마이클 그레고리#서비스업#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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